뉴스데스크김세진

김치 매운맛 '복불복'…"같은 제품 사도 천차만별"

입력 | 2019-11-18 20:34   수정 | 2019-11-18 2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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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요즘 김치 사서 드시는 분들 많으시죠.

그런데 그 많은 김치 상품에 얼마나 매운지, 맵기 정도를 알려주는 표시가 없습니다.

이렇다 보니 같은 회사, 또 같은 제품이라도 매운 정도가 다섯 배 이상 차이가 난다고 합니다.

얼마나 매운지 모르고 사야 하니까 소비자 불편도 크고 김치 세계화에도 걸림돌이라고 하는데요.

김세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뛰는 배춧값에 포장김치를 찾는 사람이 더욱 늘어난 식품매장.

얼마나 맵냐도 중요한 선택 기준입니다.

[김치판매원]
″매운 걸 아예 못 먹는 사람도 있고 잘 드시는 분도 있으니까…″

포장 김치를 살펴봤습니다.

시원하다, 깔끔하다 등 맛을 묘사하고는 있지만 얼마나 매운지 대한 표기는 없습니다.

점원들도 지역에 따라 다르다는 정도만 설명합니다.

[A사 김치판매원]
″전라도 김치가 약간 칼칼하고, 서울식 김치는 많이 안 매워요.″

[B사 김치판매원]
″저희는 안 매운 거 원하시면 서울식을 추천드려요.″

많이 팔기 위해 그다지 맵지 않다고 홍보하는 일도 많습니다.

하지만 세계김치연구소가 시판김치 67개를 조사해보니,정부가 만든 김치의 매운 정도기준 3단계 중 매운 김치에 해당하는 게 절반 이상, 순한 김치는 4.5%에 그쳤습니다.

[서혜영/세계김치연구소책임연구원]
″동일한 종류의 김치라고 하더라도 고추의 품종 등에 따라서 캡사이시노이드 함량의 차이가 있기 때문에″

특히 한 회사의 동일 제품인데도 제조일자에 따라서 매운 맛이 5배 이상 차이가 났습니다.

포장 김치의 매운 맛이 균일하지 않다는 겁니다.

결국 사서 먹어보는 수밖에 없다는 얘기입니다.

[이원예]
입맛대로 사야 되는데 그런 표기가 안 돼 있으니까...

[진명순]
마트에 가서는 아무리 봐도 그 정보가 없어서 판매사원한테 여쭤보고...

업체들은 매운맛 표시를 하려면 포장도 바꿔야하고 검사 방법도 번거롭다고 항변합니다.

하지만 김치 시장을 넓히기 위해서라도 매운맛 표기는 더이상 미룰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외국인들이 매운 맛에 민감하기 때문입니다.

정부도 기존 3단계 매운 맛의 단계 구분이 모호하다는 지적에 따라 개선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MBC뉴스 김세진입니다.

(영상취재: 황성희 이상용, 편집: 양홍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