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서창우

"생일 미역국 끓여놨는데"…말 잃은 선원 가족들

입력 | 2019-11-19 19:05   수정 | 2019-11-19 19:06

Your browser doesn't support HTML5 video.

◀ 앵커 ▶

대성호는 경남 통영을 출발해서 조업해 오던 어선이었습니다.

통영의 사고 대책 본부를 연결해서 누구보다 애가 탈 실종자 가족들의 이야기를 들어보겠습니다.

서창우 기자, 가족분들 오늘 밤도 뜬 눈으로 구조 소식을 기다리실 텐데요.

◀ 기자 ▶

네, 그렇습니다.

통영시청에 마련된 사고대책본부 가족대기실에는 현재 4가족, 18명이 모여 있습니다.

애타는 마음으로 시시각각으로 들어오는 소식에 귀를 기울이고 있는데요.

가족들은 오늘 오전 구조된 선원 김모씨의 사망 소식이 전해지자 오열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대성호에는 선장 등 한국인 6명과 베트남인 선원 6명이 타고 있었는데요.

실종된 베트남 선원 가족들에겐 해경이 베트남 대사관을 통해 연락을 취했습니다.

실종된 선원들의 안타까운 사연도 전해지고 있는데요.

조업 도중 생일이었던 남편이 집에 오면 생일상을 차려주려고 준비하다 사고 소식을 접한 아내는, 이곳 대기실을 찾아 몸을 가누지 못했습니다.

[실종자 가족 아내]
″8일이 (남편) 생일이어서 갔다오면 내가 생일에 미역국 끓이고 조기 찌고 잡채 만들어서 생일밥 해주려고″

또, 말썽 한 번 부린 적 없다던 동생과 성실하게 생활했다는 처남의 사고 소식에도 가족들은 말을 잇지 못했습니다.

가족들 일부는 오늘 오후 구조 상황을 가까이 지켜보기 위해 제주로 직접 건너가기도 했는데요.

경상남도는 제주와 통영에 재난심리회복지원센터를 구성해 실종자 가족들을 지원하기로 했습니다.

사고가 난 대성호는 길이 20.5미터의 29톤급 선박으로, 긴 낚싯줄을 이용해 장어나 갈치를 잡는 어선입니다.

지난 8일 출항해 제주 인근에서 조업해왔는데요.

선체 재질은, FRP라고, 값이 싸지만 화재에 취약한 섬유강화플라스틱으로 만들어져, 피해가 더 컸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대성호는 지난 2017년 4월에 정기 검사를 받았는데, 당시에는 별 이상이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지금까지 통영 재난안전대책본부에서 MBC뉴스 서창우입니다.

(영상취재: 김장훈 / 경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