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홍의표

[단독] 마치 영화처럼…GPS 단 수입차 '팔았다 훔쳤다'

입력 | 2019-11-20 20:30   수정 | 2019-11-20 2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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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고가의 수입 중고차를 싼값에 팔아 넘긴 뒤에, GPS로 추적을 해서 다시 차를 훔쳐오는, 마치 범죄 영화에서나 나올 법한 수법으로 수 십 억을 챙긴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이들은 거래에 필요한 차량 등록증과 인감 증명서까지 모두 위조 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홍의표 기자가 단독 취재 했습니다.

◀ 리포트 ▶

지난 3월, 경기도 광주의 한 아파트 지하 주차장입니다.

한 남성이 주차된 ′마세라티′ 차량에 다가가 태연히 차를 몰고 나옵니다.

차량 주인인 것 같지만, 사실은 차를 훔쳐 달아나는 장면입니다.

경찰에 붙잡힌 차량 도둑은 뜻밖에 이 차량을 중고로 팔았던 당사자였습니다.

피해자는 한두 명이 아니었습니다.

[′벤틀리′ 차량 사기 피해자]
″다음날 약속 있어서 나가려고 하는데 차가 없어진 거예요. 차가 없길래 ′내가 어제 술도 안 먹었는데 차를 어디다가 댔지′, 찾았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그 자린데…″

애초 중고로 차량을 팔면서 GPS를 몰래 설치해 위치를 추적하고, 미리 복사해둔 보조 열쇠로 쉽게 차문을 연 겁니다.

[′마세라티′ 차량 사기 피해자]
″(자동차를) 판 다음에 다시 보조키를 가지고, GPS로 위치가 나올 거 아니에요. 그러면 또 훔쳐와서 또 서류를 위조하고 또 팔고…″

고가의 중고 수입 차량을 반값에 팔겠다고 인터넷 거래 사이트에 올린 뒤 차량 한 대 당 서너 번씩 팔았다, 훔쳤다를 반복했습니다.

경찰 수사는 교묘하게 따돌렸습니다.

거래한 중고차는 알고 보니 실제 소유자를 알 수 없는 정체불명의 ′대포차′였고, 차량을 사고팔 때 넘긴 자동차등록증과 인감증명서 등 각종 서류들도 죄다 가짜였습니다.

[′벤틀리′ 차량 사기 피해자]
″(문서들이) 너무 정교했기 때문에 그런 걸 의심할 수가 없었어요. 똑같아요. ′어설프게 만들어졌다′, 그런 게 없어요.″

서울 용산경찰서는 불법 대포차를 중고차로 속여 판 일당 19명을 검거해 이 가운데 4명을 구속했습니다.

이들이 범행에 이용한 대포차량만 30여 대, 시가 40여억 원에 이릅니다.

경찰은 이번 사건과 연관된 추가 피해자들이 더 있다고 보고, 대포차 유통 조직을 추적하는 등 수사 범위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MBC뉴스 홍의표입니다.

(영상취재: 김희건, 김재현 / 영상편집: 오유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