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이필희

VR로 집 보고 AI가 분석…'발품' 더는 부동산 거래

입력 | 2019-12-01 20:22   수정 | 2019-12-01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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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이사 한 번 가려면 집 보러 다니는 게 보통 일이 아니죠.

이 집 저 집 다니다보면 힘도 들고, 시간도 여간 많이 드는 게 아닌데요.

요즘 이렇게 가상현실을 이용해서 가만히 앉아서 집들을 구석구석 볼 수 있게 해주는 부동산 사무실이 늘고 있습니다.

이필희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한 부동산 중개업자가 매물로 나온 집을 찾아왔습니다.

″사장님 집 보러 왔습니다.″

손님도 없이 혼자 온 중개업자는 오자마자 삼각대부터 펼칩니다.

전후좌우 위아래를 한 번에 찍는 360도 카메라로 집을 촬영하기 위해섭니다.

거실은 물론 안방과 작은방, 부엌과 화장실, 베란다까지.

30평대 집 하나를 촬영하는데 15분이면 충분합니다.

부동산 사무실에서는 이렇게 촬영한 영상을 컴퓨터 프로그램에 업로드한 뒤 집을 보러 온 손님들에게 소개합니다.

[박병오/VR 부동산 중개사]
″현관 샷시도 했고 (중문 달았네요.) 베란다 확장 했고…″

집을 알아보는 사람들은 VR 영상으로 집의 상태를 미리 확인할 수 있어 일일이 집을 방문하지 않아도 됩니다.

[최미숙/부동산 매수인]
″깨끗하다고 해도, 고쳤다고 해도 가서 직접 봐야 되잖아요 눈으로. 그런데 지금은 안 봐도 되니까 좋아요.″

집을 파는 사람 입장에서도 모르는 사람들이 집에 드나드는 번거로움이 크게 줄어들게 됩니다.

[박병오/VR 부동산 중개사]
″진짜 계약하고 싶은 사람이나 진짜 그 집을 가서 보려고 하는 사람, 그런 사람들만 모시고 가기 때문에 저는 70% 정도 업무가 줄어들었어요.″

부동산 거래에서 또 하나 중요한 건 등기부등본에 나와 있는 권리 분석인데요.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야 했던 권리분석을 이제는 인공지능이 대신하고 있습니다.

한 오피스텔의 등기부 등본입니다.

소유자가 분명하고, 근저당도 따로 없어 별 문제가 없어 보입니다.

그런데 등기부등본을 살펴본 인공지능은 안전장치가 필요하다는 결과를 내놨습니다.

대지, 즉 땅에 대한 권리가 없어 땅주인이 건물을 철거하거나 팔더라도 막을 길이 없다는 겁니다.

[강태헌/H 법무법인 변호사]
″이 등기부 같으면, 땅에 대한 표시가 전혀 없어요.″

많은 비용이 필요했던 전문가의 권리분석에 인공지능이 도입되면서 보다 간편하게 거래의 안전성을 가늠할 수 있게 됐습니다.

[강태헌/H 법무법인 변호사]
″중도금을 날렸다 이렇게 돼 버리면 사실 그 피해를 평생 동안 복구하기가 쉽지 않은 것 같아요. 그런 피해를 막는 거에 보람을 좀 느끼고 싶고요.″

마음에 드는 집을 사려면 발품을 많이 팔아야 한다는 말은 지금도 여전히 진실이지만, 첨단 영상기술과 인공지능 기술이 인간의 수고를 적잖이 덜어줄 것으로 보입니다.

MBC뉴스 이필희입니다.

(영상취재 : 이주영, 영상편집 : 이화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