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투데이이기주

'물뽕' 성범죄 판치는데…적발도, 처벌도 'O건'

입력 | 2019-02-13 07:29   수정 | 2019-02-13 07:38

Your browser doesn't support HTML5 video.

◀ 앵커 ▶

주로 성범죄에 악용되는 물뽕은 SNS만 검색해봐도 손쉽게 구할 수 있는데요.

분명 불법 마약이고, 국내에 들어온 지도 20년이 넘었지만 수사기법은 진전이 없습니다.

이기주 기자입니다.

◀ 리포트 ▶

SNS에서 물뽕을 검색해봤습니다.

클럽 ′버닝썬′ 사건으로 우려가 커졌는데도, 물뽕 판매 광고가 여기저기 올라와 있습니다.

′물뽕을 사고 싶다′고 메시지를 보내자 얼마 지나지 않아 ′구매가 가능하다′며 수량과 배송지를 묻는 회신이 돌아옵니다.

구매자의 나이와 용도는 묻지도 않습니다.

[전직 마약유통업자]
″물뽕 같은 경우는 자기 스스로 복용하는 경우는 거의 없어요. 복용량 상관없이 무작정 투여를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더더욱 악질적으로…″

성범죄 약물인 물뽕이 국내에서 처음 확인된 건 1998년.

미국으로까지 샘플을 보내 물뽕의 존재를 처음 밝혀낸 당시 수사 검사는 20년 전이나 지금이나 물뽕 범죄 수사기법에 진전이 없다고 아쉬워했습니다.

[김희준/변호사 (전 검사)]
″GHB(물뽕)에 관해서 연구가 잘 이뤄지지 않고 있고, 거기에 대한 자료도 없어요. 우리가 적발을 하지 못하고 있을 뿐이지. 실질적으로는 굉장히 사실 유통이 되고 있고…″

실제로 2006년부터 2012년까지 경찰이 국과수에 감정 의뢰한 성범죄 의심 약물 555건 가운데, 물뽕으로 판명난 경우는 단 한 건도 없었습니다.

널리 판매되고 있고, 당했다는 피해자도 많지만, 지금 수준의 약물검사론 못 잡아낸다는 뜻입니다.

검찰 역시 2013년부터 물뽕 범죄 현황을 집계하고 있지만 세관에서 밀반입을 적발한 것 말고 실제 투약한 사례는 적발하지 못했습니다.

약물 검사에서 안 잡혀서, 혹은 증거가 없어서라는 핑계를 대며 20년째 물뽕 범죄를 제대로 처벌 못하고 방치해두고 있는 겁니다.

′데이트 강간약물′로 불리는 무색 무취의 마약 물뽕.

더이상 피해자가 나오지 않도록 약물 검사 방식이나 수사 기법을 보완하는 게 시급해 보입니다.

MBC뉴스 이기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