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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 현장] '온라인 주문' 시대…'주방'만 빌리세요

입력 | 2019-02-19 06:48   수정 | 2019-02-19 0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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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식당을 새로 차리게 되면 권리금에 인테리어비에 돈 들어갈 곳이 한두 곳이 아닙니다.

최근 이런 부담을 줄이고 싶은 창업자들을 중심으로 주방을 나눠쓰는 공유주방이 인기라고 합니다.

고하연 리포터가 현장을 다녀왔습니다.

◀ 리포트 ▶

서울 역삼동의 한 건물 지하에 소규모 식당들이 모여있습니다.

그런데 한참을 지켜봐도 드나드는 손님은 없고

″딩동댕, 딩동댕″

벨 소리에 맞춰 배달 기사만 오갑니다.

[직원]
″주문이 들어오면 메뉴를 봐요. 메뉴 보고 만들고, 준비 완료버튼 누르면 가져갈 준비 됐다고 해서 기사님이 오시는 거죠.″

홀은 없고 음식을 만드는 주방만 있는 배달 전문 음식점입니다.

[배달앱 기사]
″(주문은) 역삼동 사무실하고 주택이 많습니다.″

조리 공간만 임대하는 거라 권리금은 없고 인테리어 비용도 필요 없습니다.

[김태형/배달 전문 음식점 운영]
″아무래도 부담이 덜한 부분은 권리금이겠죠. 여기는 그런 게 없으니까…″

업소 6, 7곳이 공동으로 필요한 식재료를 함께 구입해 원가도 확 낮췄습니다.

단순히 조리공간만 빌려주는 배달 특화형부터 창업 지원을 겸한 곳까지, 공유주방 사업은 갈수록 그 형태가 다양해지고 있습니다.

서울 공덕동의 한 푸드코트.

계산대 뒤에 간판이 없는 큰 주방이 하나 있습니다.

알고 보면 이곳은 요식업계의 창업 인큐베이터로 예비 창업자들이 3개월 동안 실전 준비를 하는 곳입니다.

시간이 날 때마다 큰 주방에 모여 서로의 음식에 대한 의견을 나누거나 전문가에게 노하우를 전수받고

[김기훈/예비 창업자]
″전체적인 간이나 우리가 원했던 맛인지 보고 있어요.″

각자의 작은 주방으로 돌아가서는 업그레이드 된 음식을 손님에게 내놓습니다.

[전신용/손님]
″맛에 대한 반응이라든지, 자유롭게 의견을 줄 수 있더라고요. 창업해도 괜찮을 것 같고…″

서울 종로구의 이 건물은 아예 주방을 임대하기 위해 지어졌습니다.

2층과 3층에 작은 주방과 큰 주방이 있고 1층에는 매장이 자리 잡고 있는데, 2층의 소규모 주방에 입주한 업체들은 이곳에서 만든 음식을 온라인으로 팔거나 1층 카페에 납품합니다.

[오유진/예비 창업자]
″돈은 한정적이고 이런 (조리) 기구들을 다 사자니 부담되는 거예요.″

큰 주방은 메뉴 개발을 위한 자영업자든 취미로 빵을 만드는 개인이든 시간당 사용 요금을 내고 쓸 수 있습니다.

제품 홍보를 위한 사진이나 동영상 제작을 할 수 있는 스튜디오까지 갖춰져 있어 초기 비용 없이 사업을 시작하려는 사람들에게 안성맞춤입니다.

[김기웅/공유 주방 업체 대표]
″예전에 (외식업이) 상권 중심이었다면 이젠 온라인을 통해 고객을 만날 수 있잖아요. 공유 주방이 성장할 수 있는 배경이 되는 거죠.″

투데이 현장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