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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하연 리포터
[투데이 현장] '여행자 거리'라더니…모텔촌 배경 '포토존'
입력 | 2019-03-11 07:30 수정 | 2019-03-11 0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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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투데이 현장입니다.
커피거리, 여행자거리같은 특화된 거리가 전국에 2백 곳이 넘습니다.
그곳에 가면 다른 데서는 볼 수 없는 개성있는 풍경을 볼 수 있을 것 같은데요,
하지만 막상 가보면 이게 뭐지 싶은 이름 뿐인 특화 거리도 많습니다.
고하연 리포터가 현장을 다녀왔습니다.
◀ 리포트 ▶
서울에 있는 한 공원.
대동여지도를 만든 고산 김정호 선생의 동상과 함께 여행자거리의 시작점 안내판이 서 있습니다.
푯말을 따라 골목 안으로 들어가 봤습니다.
그런데 눈에 들어오는 건 숙박업소들뿐입니다.
다른 골목도 마찬가집니다.
대형 버스 한 대 주차할 공간도 없습니다.
[숙박업소 직원]
″여행자거리라면 솔직히 대형 관광버스, 가이드 끼어서 오는 걸 상상하잖아요. 그런데 여행자거리라고 해서 딱히 이점이라는 게 전혀 없고….″
여행자들을 위한 안내나 편의 시설은 찾을 수 없고, 외국어 표기 간판 하나 눈에 띄지 않습니다.
기념사진을 찍으라는 건지 포토존은 만들어놨는데 찍고보니 배경이 모텔촌입니다.
서울 공릉동의 한 거리 입구에 국수 그릇 조형물이 있습니다.
1980년대 후반 이 지역에 있던 공장의 근로자들이 즐겨 먹던 멸치국수가 입소문을 탔고,
이후 국수를 맛보려는 사람들이 몰리자 지자체가 아예 국수거리라는 이름을 붙였습니다.
[국숫집 운영]
″기사분들이 주로, 멸치국수 유명해서 새벽녘 이럴 때 택시가 많이 오죠. 처음에 그렇게 해서 입소문이 났죠.″
문제는 1.4킬로미터의 거리 전부가 통째로 국수거리로 지정됐다는 것.
긴 길 위에 국숫집은 12곳 뿐, 다른 음식을 파는 식당은 100곳이 넘고
다른 식당이 훨씬 많아보니 국숫집을 찾는 것조차 쉽지 않습니다.
[국숫집 운영]
″(국숫집이) 열 한두 개 되니까, 워낙 국수거리 자체가 길다 보니까 많이 있는 것 같지가 않아요. 한군데 밀집돼 있는 게 아니라 그냥 뚝뚝 떨어져 있으니까...″
서울 구로구에는 깔깔거리가 있습니다.
뭐가 특화된 건가 싶어 가봤더니 흔한 먹자골목과 다를 바 없습니다.
구청에 왜 깔깔거리냐고 물어봤습니다.
깔끔하게 차려서 깔끔하게 먹자의 앞 두 글자를 딴 음식 특화거리라며 위생관리를 강화하고 있다는 답이 옵니다.
[상인]
″족발거리라든지 파전거리라든지 그런 식으로 유도해봤지만 개인사정상 쉽지 않았고 그래서 업소별로 자기 음식에 대한 특색을 최대한 홍보할 수 있게끔….″
야구선수 류현진의 출신고등학교가 있는 인천의 한 지역엔 류현진 거리가 있지만 조형물과 사진, 친필사인이 콘텐츠의 전붑니다.
전국의 특화거리는 255곳.
강릉 안목해변의 커피거리나 영덕 대게거리처럼 그곳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무언가를 갖춰야만방문자들의 빈축을 사지 않는 특화거리로 자리잡을 수 있을 겁니다.
투데이현장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