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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 현장] "밀실 안 되고 7시 이후 철거"…한강 '텐트전쟁'

입력 | 2019-05-14 06:50   수정 | 2019-05-14 0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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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투데이 현장입니다.

한강 공원 텐트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면서, 이제 텐트를 치려면 정해진 장소, 정해진 시간에 양면을 개방하고 쳐야 합니다.

시행 3주일째에 접어든 지금, 현장은 어떤 모습일까요?

고하연 리포터가 다녀왔습니다.

◀ 리포트 ▶

서울 여의나루역 인근.

지하철역 출구부터 한강공원까지 인파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집니다.

한강에는 총 7개의 공원이 있는데요.

접근성이 좋은 이곳 한강공원은 방문객이 가장 많이 찾는 곳으로 꼽힙니다.

공원 안 잔디밭에 가봤습니다.

규제가 강화되면서 이제 한강 공원에 텐트를 칠 때는 네 방향 중 마주보는 두 곳 이상을 열고 설치해야하지만, 현실은 달랐습니다.

내부가 전혀 들여다보이지 않는 밀실 텐트가 여기저기 눈에 띄고

[공원 단속반원]
″실례합니다. 계세요?″

단속반이 말을 걸자 안에서 대답은 들려오는데 한참을 기다려도 도무지 문이 열리지 않습니다.

기다리다 못한 단속 직원이 손수 텐트 창을 말아올립니다.

[공원 단속반원]
″도와드릴게요. 꼭 개방하고 계십시오.″

오후 7시 이후에는 텐트를 치는 것 자체가 안 됩니다.

그러나 공원 곳곳엔 여전히 텐트들이 서있고 결국 단속반이 텐트마다 돌아다니며 철거를 독려합니다.

″단속에 적발돼 과태료 처분을 받지 않도록…″

순순히 철거를 하는 사람도 있지만 밤엔 왜 안 되냐고 따져 묻는 시민도 있고 하루 종일이었던 영업 시간이 오전 9시부터 오후 7시까지로 줄어들게 되자 텐트 대여 상인들은 피켓을 내걸고 반발하기도 합니다.

매일 저녁 텐트를 철거해 정리하는 과정엔 상인과 인근 주민 사이에 실랑이도 벌어집니다.

[주민]
″시끄럽고 먼지를 터니까 저희가 지나갈 때 먼지를 마시게 되니 너무 목이 아파요. 주차해 놓은 차에도 먼지가 들어오거든요.″

이용객들을 설득하고 상인들을 달래며 겨우겨우 텐트를 철거하고 나니 치워진 자리마다 음식물이 잔뜩 묻은 비닐 봉지와 음료수 병과 맥주 캔 등 쓰레기가 나뒹굽니다.

[김영권/한강사업본부 여의도안내센터]
″현재 계도 위주로 하고 있습니다. 충분히 계도됐다고 판단할 수 있는 시기가 대략 앞으로 두 달 정도로…″

서울시는 계도 기간을 거친 다음 올 여름부터 본격적인 단속에 들어가 텐트 설치 규정을 어길 경우 과태료 100만원을 부과할 예정입니다.

투데이현장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