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투데이남효정

형제복지원 피해자…'24일 단식' 뒤 응급실로

입력 | 2019-11-30 07:23   수정 | 2019-11-30 07:27

Your browser doesn't support HTML5 video.

◀ 앵커 ▶

야당의 필리버스터가 시작된 어제, 과거사법 통과를 호소하며 24일째 단식을 해온 ′형제복지원′ 피해자가 끝내 병원으로 실려갔습니다.

본회의가 무산되면서 형제복지원 피해자들은 더 참담해 하고 있습니다.

남효정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여의도 국회의사당역 6번 출구.

구급대원과 의사가 사다리차를 타고 역 지붕 위로 올라갑니다.

[이보라/녹색병원 인권치유센터장]
″눈 좀 떠보세요. 힘이 없어요? 가슴이 답답해요? 내려가셔야 될 것 같아 이제… 한계가 온 거 같아.″

지난 6일부터 이곳에서 단식 농성을 해온 52살 최승우 씨가 기력을 잃은 채 들것에 실려 내려옵니다.

[구급대원]
″하나, 둘, 셋! 선생님 조금만 참으세요. 나가니까요.″

최 씨는 지난 1982년, 중학생 때 강제로 부산 ′형제복지원′에 끌려갔다가 살아남은 생존자입니다.

형제복지원 사건은 1975년부터 1987년까지 부랑인들을 수용한다며 3천여 명을 불법 감금하고 강제 노역시킨 대표적인 인권 침해 사례로 알려져 있습니다.

확인된 사망자만 5백명이 넘습니다.

최 씨와 같은 생존자와 실종자 유가족들은 진상 규명을 위해 ′과거사법′을 통과시켜야 한다고 요구해왔지만, 지난 19대 국회에선 자동 폐기됐습니다.

[한종선/형제복지원 피해생존자모임 대표]
″국가폭력이 일어났었던 그 부분에 대해서 정치인들께서 치유에 힘써주시고 보호해달라고 우리가 입법을 해달라고 하는 것입니다. 그러니 더 이상 외면하지 마시고…″

피해자들은 국회 본회의장 앞에서 피켓을 들고 과거사법 통과를 호소했습니다.

자유한국당이 국회 ′필리버스터′에 나서면서, 이번 국회에서도 ′과거사법′ 통과가 좌절되는 게 아닌지 이들의 불안감은 더 커지고 있습니다.

MBC뉴스 남효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