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뉴스조윤정

이재용 "경영권 자녀 승계 안 해"…법적 책임 침묵

입력 | 2020-05-07 09:40   수정 | 2020-05-07 0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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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국정농단 관련 재판을 받고 있는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이 어제 대국민 사과를 했습니다.

경영권 승계와 노조 문제에 있어 법과 윤리를 지키지 못했다며 사과하고, 자식들에게 경영권을 물려주지 않겠다고도 밝혔습니다.

조윤정 기자입니다.

◀ 리포트 ▶

굳은 표정으로 기자회견장에 들어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삼성이 글로벌 일류기업으로 성장했지만, 법과 윤리를 엄격하게 준수하지 못해 실망을 드렸다며 고개를 숙였습니다.

[이재용/삼성전자 부회장]
″기술과 제품은 일류라는 찬사를 듣고 있지만, 삼성을 바라보는 시선은 여전히 따갑습니다. 저의 잘못입니다. 사과 드립니다.″

경영권 승계에 대해 입을 연 이 부회장은, 문제가 된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간 합병이나 삼성바이오는 언급하지 않은 채, 경영권 승계 문제로 많은 질책을 받았다며, 더 이상 논란이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자녀들에게 경영권을 물려주지 않겠다고도 선언했습니다.

″법을 어기는 일은 결코 하지 않겠습니다. 저는 제 아이들에게 회사 경영권을 물려주지 않을 생각입니다.″

작년 말 삼성전자서비스 노조 와해 혐의로 임직원들이 무더기 유죄판결을 받은 것과 관련해, 이 부회장은 노동 3권을 확실히 보장해 무노조 경영이란 말이 나오지 않도록 하겠다며 다시 한번 고개를 숙였습니다.

″삼성의 노조 문제로 인해 상처를 입은 모든 분들에게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TV 생중계를 지켜본 시민단체들은, 사과문에, 진행 중인 재판에 대해 법적 책임을 지겠다는 언급조차 없었다고 꼬집었습니다.

[이지우/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 간사]
″회사의 이익은 내팽개치고 오로지 총수일가 이익에만 복무해왔던 이사회를 개혁하는 것이 급선무입니다.″

이 부회장이 사과문을 발표하는 동안 서초사옥 밖에선 삼성 해직자들이 복직을 촉구하는 시위를 벌였습니다.

삼성그룹 6개 사업장에 노조를 둔 한국노총은 ″이 부회장의 사과를 굳이 평가절하하고 싶지는 않다″며 ″문제는 결국 실천″이라고 논평했습니다.

MBC뉴스 조윤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