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이준희

영등포 쪽방촌 역사 속으로…주민들 '새 보금자리'

입력 | 2020-01-20 20:07   수정 | 2020-01-20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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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서울의 대표적인 쪽방촌 중 하나인 영등포 쪽방촌이 반 세기 만에 사라집니다.

정부가 이 지역에 대규모 주거, 상업 단지를 조성하기로 했는데 쪽방촌 주민들도 여기에 지어지는 임대 주택에 입주합니다.

이준희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영등포역 뒷편, 철길과 마주한 작은 마을.

1970년대 집창촌과 여인숙이었던 작은 방들에 하나 둘 사람들이 모여들면서, 50년째 서울에서 가장 작은 수백 개의 삶의 공간이 이어져왔습니다.

3.3㎡ 남짓 되는 작은 방이 다닥다닥 모여있다 보니 늘 화재와 범죄 위험에 노출돼 있습니다.

하지만, 임대료는 ㎡당 10만~20만 원 수준으로 소형 아파트 평형 59㎡로 계산하면 월 1천만원에 달해 강남 고급주택보다도 비쌉니다.

[이강휴/영등포 쪽방촌 거주자]
″방이 좁으니까 불편하고, (방 안에) 화장실도 없고 그러니까 불편하죠. 화장실 가려면 저기로 가야 돼요.″

이젠 역사 속으로 사라집니다.

정부는 1만㎡ 부지에 오는 2023년까지 영구임대와 행복주택, 민간 분양을 합쳐 1천2백 세대 규모 주거, 상업 단지를 짓기로 했습니다.

방 크기는 16㎡로 2~3배 이상 넓어지고 임대료는 약 1/10로 줄어듭니다.

기존 재개발과 가장 큰 차이점은 쪽방촌 주민들이 이곳을 떠나지 않아도 된다는 겁니다.

원래 재개발이나 재건축은 세입자에게 이주비용 정도만 지원할 수 있지만, 이번에는 신도시를 지정할 때처럼 공공주택특별법을 적용해 임대주택에 쪽방촌 주민 360여 명이 모두 들어갈 수 있습니다.

[김승범/국토교통부 공공택지기획과장]
″서울 같은 경우는 (도심에) 공공주택지로 지정하는 경우는 최초 사례라고 보시면 될 것 같고요.″

규모는 작지만 교통핵심지역의 개발인만큼 애써 누른 부동산 시장을 자극할 우려가 있다는 점, 또 일반 재개발과 달리 주민 동의 절차를 거치지 않고 진행되는 만큼 땅 주인들이 반발할 수 있다는 점은 풀어야 할 과제입니다.

MBC뉴스 이준희입니다.

(영상취재 : 조윤기 / 영상편집 : 유다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