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운 거 잘 드시는 분 이거 드셔보세요. 한국에서 완전 유명한 음식…″
″같이 맛보자.″
″한 입 먹었는데 맵구나.″
″한국 사람들이 매운거 좋아한다는 소리야.″
″야…″
″맵겠지?″
″매워.″
″재채기 할거니까. 갈수록 맵데이.″
″맵다야.″
″이거 다 먹으면 속이 뒤집어지겠어.″
아버지가 시청 공무원이라는 말에는 이렇게 반응합니다.
″아버지가…″
″시청에 있어요.″
″공무원? 시청공무원?″
″(집이) 한 백평? 별장 다 있것지?″
″해외 나가서 집이 없나? 밭이랑.″
유라시아 대륙부터 일본까지 연결하자는 남북 철도 연결 아이디어도 어디서 들어본 눈치입니다.
″제주도 가는 길이 바다 밑에…유리로 이렇게 쭉 돼 있잖소?″
″부산에서 제주도까지 지하로? 없는데?″
″일본까지는?″
″일본까지도 없는데.″
″없구나. 괜히 뭐 다 헛같은 소리구나.″
북한도 취직 어려운 건 마찬가지인가 봅니다.
″대학 안 나오면 직업을 찾기가 힘들지?″
″대학 졸업하고 자체로 직업 구하나?″
″자체적으로…″
″직업 구하기 힘들지?″
″힘들어. 우리랑 같아.″
마치 설날 오랜만에 만난 친척들처럼 자기들이 먹는 음식도 권하고, 잔소리도 합니다.
″많이 먹어야 돼.″
″아이를 낳으려면 많이 먹어야해.″
″마르면 보기 싫지.″
″언니는 시집갔나?″
″안갔대.″
″언니 가야…언니 못 가서 못 갔구나.″
″아버지가 골머리가 아프겠다.″
영상을 촬영한 김세은 씨는 처음에는 좀 겁이 났다고 했습니다.
[김세은]
″잔소리도 사실 엄청 많이 듣고. 아 이게 설날의 풍경인가.″
북한 아저씨들은 남한 정치에도 관심이 많았다고 합니다.
[김세은]
″(박근혜 전 대통령이) 진짜 감옥갔냐. 그게 너무 충격적이어서. 정말 간 거 맞냐. 정말 탄핵이 된 거냐. 진짜 비단이불을 덮고 자는 거 아니냐.″
이국의 열차에서 우연히 만나 12시간을 함께 보낸 이들은 서로 놀러 오라는, 당장은 실현될 수 없는 덕담을 건네고 헤어졌습니다.
″미안한데 같은 동포하고 딱 만났으니까 이건 진짜 우리 여행이 진짜…″
″동포 챙길만 하지.″
″이건 정말 완전 복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