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남효정

예약취소 속출·주인은 술잔만…'중국인타운' 텅 비어

입력 | 2020-01-29 20:26   수정 | 2020-01-29 20:33

Your browser doesn't support HTML5 video.

◀ 앵커 ▶

뿐만 아니라, 중국인 들이 많이 모여 살거나, 중국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다문화 거리, 음식 거리는 불안감 때문에 발길이 뚝 끊겼습니다.

남효정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 리포트 ▶

경기도 안산의 다문화 거리.

5만 7천여 명의 중국인이 사는 안산에서 가장 붐비던 곳입니다.

하지만, 지금은 마스크를 한 사람만 간혹 지나갈 뿐입니다.

[중국동포/꽈배기 가게 운영]
″(매출이) 많이 떨어졌죠. 사람이 없잖아요, 거리에.″

이 거리에서 가장 인기 많던 양꼬치 음식점들도 하나 같이 한산합니다.

설날 대목을 노리고 대량으로 사놓았던 술과 음료는 팔지도 못한 채 쌓아뒀습니다.

가게 주인은 중국에서 온 지 25년 만에 이런 상황은 처음이라며 허탈해합니다.

[중국동포/양꼬치 음식점 운영]
″어제같은 경우도 돈 7만 원 벌었어요. 거리가 거의 전쟁 막 나고 나서 피란간 것처럼 다니는 사람 하나 없어요. 이런 식으로 하게 되면 다음 달부터 집세도 안 나와요.″

중국인 노동자들이 특히 몰려 있는 반월공단 근처의 식당도 사정은 마찬가지입니다.

평소라면 한창 붐벼야 할 점심시간인데, 테이블이 텅텅 비었습니다.

어제 매출은 반토막났습니다.

[음식점 직원/경기 안산시]
″회사가 어마어마해서 점심때 한 80에서 100명이 쏟아져 나오거든요? 어제 30, 40명이 (왔어요.) 처음이었어요 매출. 완전 꽝이었어요.″

3만명의 중국인이 거주한다는 서울의 대림동.

바이러스 감염에 대비한 행동수칙을 담은 중국어 안내문이 등장했습니다.

중국 음식을 즐기려는 한국인들은 발길을 끊었고, 중국인 관광객들도 찾아보기가 어렵습니다.

24시간 손님이 몰리던 마라탕집들도 울상입니다.

[중국동포/마라탕 음식점 운영]
″저희 하루평균 매출이 500만 원이거든요. 어저께 60만원인가 70만원인가 (벌었어요.) 직원들도 지금 이 정도면 계속 써야하나 그게 문제예요. 서너 사람도 있을 필요가 없을 것 같아요.″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가 확산된 직후엔 예약 취소가 속출하고 있습니다.

″이거 찢었던 자리들이에요. 여기도 취소되고 또 여기도 또 취소되고.″

10년 동안 마라탕을 팔아온 형제는 오늘 하루 장사를 아예 접었습니다.

[마라탕 음식점 운영 (서울 대림동)]
″(바이러스가) 잦아들 때까지는 이 상황을 견뎌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 거예요.″

중국인들이 모여 살고, 중국 음식과 문화를 나누던 거리는 모두 된서리를 맞았습니다.

중국발 코로나바이러스가 확산되면서 자칫 엉뚱한 편견이 자신들의 생계와 다문화 전체에 영향을 미치진 않을지 이들은 우려하고 있습니다.

MBC뉴스 남효정입니다.

(영상취재 : 남현택 / 영상편집 : 이지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