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
뉴스데스크
엠빅뉴스
14F
정치
사회
국제
경제
연예
스포츠
뉴스데스크
황의준
'노조 와해' 사과하더니…'가입 독려' 메일 삭제
입력 | 2020-01-30 20:34 수정 | 2020-01-30 20:50
Your browser doesn't support HTML5 video.
◀ 앵커 ▶
삼성 전자가 얼마 전 이재용 부회장 재판부를 향해 보라는 듯이 준법 감시 위원회를 만들었죠.
그런 한편에서는 이런 일이 있습니다.
삼성전자 노동조합이 노조 가입을 권유하는 이메일을 직원들한테 보냈는데 회사가 이를 모두 삭제했습니다.
노조가 내부 전산망 사용 절차를 어겨서 그랬다는데 노조는 노조 활동을 방해할 목적이라면서 반발하고 있습니다.
황의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작년 11월 공식 출범한 전국삼성전자노조.
기존 3개 노조와 달리 상급단체인 한국노총에 가입한 노조로 사실상 삼성의 ′무노조 경영′이 깨지는 순간이었습니다.
[진윤석/전국삼성전자노조 위원장 (지난해 11월)]
″늦게 만들어진 노조이지만 가장 멋진 노조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습니다.″
이 노조가 어제 사내 메일로 직원들에게 보낸 가입 안내입니다.
직급, 사업부와 관계없이 누구나 가입할 수 있다고 돼 있습니다.
또 노조가입률이 높은 경쟁사의 복지 혜택을 보여주며 회사를 상대로 협상할 힘이 생기도록 많이 가입해달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이 메일을 일괄삭제했습니다.
노조는 지난 6일에도 같은 메일을 보냈지만 역시 삭제됐습니다.
삼성전자는 ″과거 판례를 보면 회사 내부 전산망을 이용하기 위해선 노조가 단체협약 등을 통해 권한을 얻거나 회사 승인을 받아야 한다″며, ″이런 절차 없이 메일을 발송한 만큼 정당한 조치를 취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노조는 조합원이 1만 명은 돼야 단체협약도 체결할 수 있다며 가입을 안내하는 건 당연한 노조활동이라고 반발하고 있습니다.
[진윤석/전국삼성전자노조 위원장]
″메일을 통한 노조 홍보 활동은 필수적인데 이를 대안도 없이 막는 행위는 이해할 수도 없고, 내용 역시 문제가 없기에 계속 활동을 이어나갈 생각에 있습니다.″
노동 전문가들은 삼성의 조치가 판례를 근거로 하고 있지만, 노조활동 방해로 판단될 여지도 분명히 있다고 말합니다.
[오세경/노무사]
″그렇지 않은 다른 판례도 있는거고요. 결국은 조합 역시 자유롭게 조합 활동을 할 수 있는 그런 헌법상에 보장된 노동 3권의 권리가 있고요.″
삼성은 이재용 부회장의 재판을 앞두고 준법감시위원회를 만들어 국민 눈높이에 맞는 노사문화도 세우겠다고 밝힌 바 있지만 노조활동을 둘러싼 논란은 사라지지 않고 있습니다.
MBC뉴스 황의준입니다.
(영상취재: 이향진 / 영상편집: 이호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