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권기만

국내 최초 야간 진화 헬기 '수리온'…"밤에도 산불 끈다"

입력 | 2020-05-04 20:11   수정 | 2020-05-04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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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지난 주말 강원도 고성 산불로 다시 경험했지만 야간에 대형 산불이 발생할 경우 산불 진화에 가장 큰 역할을 하는 헬기를 띄울 수 없다는 게 답답한 현실입니다.

야간에도 비행할 수 있는 국산 진화 헬기가 시범 운항을 시작했는데 기대가 큰 것도 있지만 현실적인 한계도 있습니다.

권기만 기잡니다.

◀ 리포트 ▶

안동 산불 사흘째인 지난달 26일,

해가 지면서 곳곳에서 잔불이 다시 번지기 시작했습니다.

지상에서 진화 대원만으로는 역부족인 상황.

이때 야간 진화 임무가 가능한 국내 최초의 진화헬기 수리온 1대가 어둠을 뚫고 이륙했습니다.

첫 실전 진화 임무였는데, 이 헬기는 한 번에 2톤씩, 모두 4번, 8톤의 물을 뿌려 성공적으로 불길을 잡았습니다.

담수능력으론 중형급인 이 헬기는 조종사가 야간 투시경으로 불 자체는 물론 불이 번져가는 산등성이와 계곡 등 지형까지 모두 선명하게 살필 수 있습니다.

[현영부/산림항공본부 기장]
″안전 위험요소를 사전에 인지할 수 있는 지도가 장착돼있고, 만약에 위급한 상황일 때는 언제든지 계기비행(자동운항)을 통해서 안전하게 회복할 수 있는…″

하지만 조종사의 안전을 위해 야간 산불현장에 실제 헬기를 투입할 수 있는 경우는 아직까지는 매우 제한적입니다.

실제로 지난 1일 고성 산불에서도 이런 이유로 밤에는 투입하지 못했고, 동이 튼 다음에야 진화헬기 39대를 투입해 불과 2시간반만에 불길을 잡을 수 있었습니다.

항공안전법에 따르면 헬기를 야간에 투입하려면 풍속은 초속 5미터 이하여야 하고, 지형도 낮부터 충분히 익힌 경우라야만 가능합니다.

또 물을 담는 것도 반드시 지상에 착륙한 상태에서만 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모든게 까다롭다보니 실제로 야간 진화헬기를 운용중인 나라는 미국이 거의 유일한 상황입니다.

[진선필/산림항공본부장]
″드론이나 수리온 같은 야간 진화헬기를 많이 적용해서… 그런 부분을 잡아준다고 하면, 많은 부분에 있어서는 다음날 산불이 크게 번지는 경우를 막을 수 있을 거라고…″

산림청은 예산이 뒷받침된다면 오는 2025년까지 야간진화헬기를 10대까지 도입하고, 충분한 훈련을 통해 그 활용율을 높이겠다고 밝혔습니다.

MBC뉴스 권기만입니다.

(영상취재: 홍성훈/원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