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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동혁
말 타고 장가가고 가마 타고 시집가고…'1세기 전 혼례'
입력 | 2020-05-20 20:30 수정 | 2020-05-20 2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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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내일 21일은 둘이 하나가 된다는 의미를 담은 ′부부의 날′인데요.
100년 전 전통 혼례의 모습을 담은 동영상 기록물이 처음으로 공개됐습니다.
전동혁 기자가 소개해드리겠습니다.
◀ 리포트 ▶
남자 앞에서 길다란 곰방대를 꺼내 맞담배를 피우는 여성.
신랑과 신부을 중매하는 매파입니다.
문 뒤에 숨으려던 신부는 매파의 부름에 부끄러워하며 옆에 앉습니다.
혼담이 성공리에 이뤄지면, 신랑측에선 일종의 혼인 증명서인 ′납폐서′를 정성스레 적어 건넵니다.
[최순권/국립민속박물관 학예연구관]
″납폐서는 일종의 혼인 증명서입니다. 일부 지역 같은 경우는 장례식 때 보면 납폐서를 함께 묻어주는 풍습도 있었습니다.″
결혼식은 신랑 측에서 함진아비를 통해 예물을 전달하면서 본격적으로 시작됩니다.
전통혼례인 ′초례′의 날짜를 정하는 것을 포함해 결혼 절차 대부분을 신부측에서 주관하는 것이 관례였습니다.
신랑은 초례가 치러지는 당일 신부의 집으로 찾아갔는데 장인 집을 간다, 즉 ″장가를 간다″는 말의 어원입니다.
[최순권/국립민속박물관 학예연구관]
″장가를 간다고 하는 것이, 신랑이 신부 집에 가서 초례를 행하고 아예 거기서 살았습니다. 아이를 낳을 때까지 살다가 어느 정도 기반이 되면 다시 신랑 집으로 오는…″
혼례일 만큼은 신랑 신부가 누구든 신분의 귀천도 없습니다.
신랑은 호랑이 두 마리가 수놓아진 정3품 이상만 입을 수 있는 관복, 단령과 각대를 착용했고, 신부 또한 궁중에서 공주들이 입던 녹원삼에 화관, 용잠으로 꽃단장을 했습니다.
약 100년 전인 1925년 촬영된 이 영상은, 일제 강점기의 조선을 ′고요한 아침의 나라′로 소개한 독일 노르베르트 베버 신부가 함경남도 안변군에서 직접 촬영한 것으로 최근 디지털로 복원돼 국내에 들어왔습니다.
[최응천/국외소재문화재재단 이사장]
″영상을 촬영한 다음 그것을 전부 입수해서 갖고 갔다는 점에서 한 세기 직전의 한국의 실상을 볼 수 있는 아주 귀중한 자료라고 할 수가 있겠습니다.″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은 이번 전통혼례 영상기록물을 포함해 독일 상트 오틸리엔수도원에 남은 한 세기 전 한국문화재 1천8백여점을 전수조사해 보고서를 발간했습니다.
MBC뉴스 전동혁입니다.
(영상취재 : 정용식 / 영상편집 : 양홍석 / 영상제공 : 왜관수도원 / 사진제공 : 국외소재문화재재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