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이준범

국회 문 닫고도 매달 '1천2백만 원'…의원의 '무노동 무임금'은?

입력 | 2020-05-30 20:18   수정 | 2020-05-30 2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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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국회의원의 대표적인 특권으로 지목되는 것이 바로 세비죠.

노동의 대가가 아니라, 단지 국회의원이라서 받기 때문인데요.

그동안 흔들리지 않았던 이 특권을, 이번 국회에선 내려놓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무노동 무임금 원칙에, 정면으로 어긋나는 세비문제, 이준범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 리포트 ▶

국회 본청에서 벌어진 초유의 폭력사태.

″사람 다쳤어요! 사람 죽인다!″

선거법과 공수처법의 패스트트랙 지정을 둘러싼 여야의 극한 대립으로 20대 국회는 84일 동안 회의 한 번 열지 못했습니다.

[이해찬/더불어민주당 대표 (작년 6월)]
″참을 만큼 참았습니다. 더 이상 국회를 방치할 수가 없습니다.″

[황교안/자유한국당 대표 (작년 5월)]
″잘못된 패스트트랙을 철회하고 이에 대한 사과를 한다면 저희는 국회에 들어가서…″

석달 가까운 기간 동안 장외집회를 열고, 입씨름 벌인 것 말고는 한 일이 없었지만, 의원들은 꼬박꼬박 세비를 받아갔습니다.

일반수당에 입법활동비, 특별활동비, 급식비 등을 포함해 의원 한 명이 매달 평균적으로 받는 금액은 1천2백여만원.

의원 전체로 보면, 100억원이 넘는 세금이 국회가 멈춘 석달 동안 지급된 겁니다.

노동의 대가가 아니라, 국회의원 신분이라는 이유로 받아가는 돈.

대표적인 특권으로 지목되다보니, 이를 손보겠다는 약속은 국회의 단골 공약입니다.

2012년, 19대 국회에서는 당시 여당이던 미래통합당 전신 새누리당이 무노동 무임금을 공언했습니다.

[황우여/새누리당 대표 (2012년)]
″우리들은 좀 억울할 수 있죠. 그러나 국민들이 보는 특권이라고 하는 것을 우리는 다 내려놔야 한다…″

20대 국회는 아예 국회의장 직속 기구를 통해 세비 15%를 축소하는 개혁안까지 내놨습니다.

[정세균/국회의장 (2016년)]
″과거의 셀프 개혁하고 다른 진짜 국회 개혁을 제대로 해봐야 되겠다고 하는 확신과…″

지난 4월 총선도 다르지 않아, 세비 삭감은 여야의 공통 공약이었습니다.

[정지영/더불어시민당 후보 (지난 4월)]
″무노동 무임금법을 추진하겠습니다. 불출석 비율에 따라 세비 삭감은 물론…″

[김형오/미래통합당 공천관리위원장 (지난 4월)]
″국회의원 세비를 삭감하는 내용의 법 개정을 추진할 것이며…″

여야 모두 ′일하는 국회′를 외치면서 시작한 21대 국회, 그동안 말로만 그쳤던 세비 개혁을 이뤄낼 것인지, 답을 내놓을 때가 됐습니다.

MBC뉴스 이준범입니다.

(영상취재 : 이형빈 / 영상편집 : 최승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