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임소정

대통령이 미워하니 경찰도? 기자에게 '후추 스프레이'

입력 | 2020-06-03 20:09   수정 | 2020-06-03 2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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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언론의 자유를 헌 법으로 보장 하는 미국 이지만, 이번 시위 현장에서는 기자들이 경찰에 맞아서 다치거나 체포 되는 일이 연일 벌어지고 있습니다.

생방송 중에 기자가 경찰에 폭행 당하는 모습이 그대로 방송이 되기도 하고, 한 사진 기자는 경찰이 쏜 고무탄에 눈을 맞아 실명 했습니다.

임소정 기자가 취재 했습니다.

◀ 리포트 ▶

지난 1일 저녁 백악관 앞 시위 현장.

방패와 곤봉으로 무장한 경찰들이 시위대를 향해 돌격하는 가운데,

경찰 한 명이 카메라 앞으로 달려듭니다.

갑작스런 상황에 놀란 앵커는 생방송중이던 기자의 이름을 부릅니다.

″아밀리아, 아밀리아!″

경찰은 현장을 촬영하고 있던 남성을 방패로 내려치고 옆에서 방송 중이던 여성은 곤봉으로 때리며 몰아냅니다.

″아...우리 사진기자예요″

이들은 호주의 한 방송사 취재진들이었는데, 경찰에게 폭행을 당하는 장면이 생중계되면서 호주 전역을 경악케했습니다.

캐나다 출신의 한 프리랜서 사진기자는 한쪽 눈에 고무탄을 맞아 실명했습니다.

[린다 티라도/프리랜서 기자]
″피가 너무 많이 나서 앞이 보이지 않았어요. 기자라고 반복해서 외쳤는데...″

그나마 이런 피해는 시위대와 뒤섞여 진압 과정에서 벌어진 일입니다.

하지만 혼란의 상황이 아닌데도 아무 이유없이 체포되는 경우도 허다합니다.

주유소에 피해있던 기자에게 총을 겨누며 다가오는 경찰.

취재중이라고 외쳐봐도 소용이 없습니다.

″기자예요. 기자라고요!″
(상관없어! 엎드려!)″

경찰은 기자의 손과 발을 뒤로 묶은 채 바닥에 눕히고, 얼굴에 후추 스프레이를 뿌립니다.

다른 취재 기자는 야광 조끼까지 입고 있었지만 경찰이 쏜 고무탄을 맞았습니다.

기자: 악!!
앵커: 괜찮아요?
기자: 고무탄에 맞았어요!
앵커: 경찰들이 누굴 향해 총을 겨누는 거예요?
기자: 정확히 우리예요.

텅 빈 거리에서 생방송 중이던 CNN 기자도 아무 이유없이 수갑을 채워 체포해갑니다.

″당신은 체포됐습니다.″
″왜 제가 체포된 건지 말씀해주실 수 있습니까?″

이들은 곧 풀려났고, 미네소타 주지사는 즉각 사과했습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언론이 증오와 혼란을 부추기고 있다″면서 ′절름발이 언론(Lamestream)′이라고 부르는 등 연일 언론에 대한 적개심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최근 미국 시위 현장에서 다친 기자는 200여명.

경찰이 언론에 과잉 대응하는 것은 언론을 불신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영향이 행정기관으로 까지 확산됐기 때문이란 분석도 나옵니다.

MBC뉴스 임소정입니다.

(영상편집: 이정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