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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학수
"그게 되겠어?"하다가…이젠 회식도 '랜선'으로
입력 | 2020-06-09 20:20 수정 | 2020-06-09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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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코로나19 때문에 반 강제로 도입한 재택 근무, 그런데 기업들이 재택 근무를 오히려 확대하고 있습니다.
어쩔 수 없이 시작했지만 막상 해보니 성과도 나쁘지 않고 경우에 따라 더 효과적이라는 건데요.
이학수 기자가 현장을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코로나사태 이후 일주일에 두 번 재택근무를 하고 있는 직장인 김근교씨.
볕 좋은 날엔 놀이터가 사무실이 됩니다.
아이들을 놀리고 옆에서 일하는 건데, 업무에만 차질이 없으면, 회사도 동료들도 김씨가 어디에 있든 신경쓰지 않습니다.
(추가로 섭외를 해야 할 것 같고…)
″네, 알겠습니다.″
1시간 반씩 걸리던 출퇴근 부담도, 불필요한 회의도 줄어, 업무 효율은 더 높아졌습니다.
[김근교/이동통신업체 직원]
″아이들이 갑자기 난입한다거나 이런 것 때문에 일이 될까 좀 고민했었거든요. 해보니까 오히려 좀 더 압축적으로 이렇게 업무를 진행하게 되고…″
코로나19로 인한 재택근무의 경험은 기업들의 인식을 바꿔놨습니다.
막상 해보니 편하고 효율적이었다는 겁니다.
SK와 롯데는 그룹 총수가 직접 적극적인 재택근무 도입을 지시한 상황.
중장년 직원들의 태도도 달라졌습니다.
[문호익/유통업체 팀장]
″시니어 (직원들) 같은 경우에는 3,4월에 이미 미리 시행을 해봤던 것 때문에 좀 더 익숙하게 자연스럽게 참여하고 있습니다.″
물론 시행착오도 있었습니다.
집에서 놀고 있는 걸로 비치진 않을까, 재택근무를 하면서도 불안했고,
[이지수/이동통신업체 직원]
″눈치를 많이 보게 되는 상황인 것 같더라고요. 업무 연락이 왔을 땐 바로 대답해야 되는 상황이기 때문에 뭔가 항상 긴장상태에서 일을 하고…″
′나홀로 근무′로 인한 고립감도 힘든 점이었습니다.
[조아현/유통업체 직원]
″혼자서 한 칸의 방에 갇혀있는 느낌이 들기는 했어요. 밥을 혼자 먹는 게 조금 어려웠어요.″
기업들도 이런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다른 직원들과 함께 할 수 있도록 회사밖 거점 사무실을 늘리는가 하면, 컴퓨터 앞에서 각자 음식을 들고 참여하는 이른바 ′랜선 회식′도 마련했습니다.
(여러 뛰어난 사람 중 한명!)
″군계일학!″
(내 얘기인가? 하하.)
하지만, 오로지 성과물로 입증하고 성과물로 평가해야 하는 건 재택근무 시대의 피치 못할 단면입니다.
[최근영/이동통신업체 직원]
″의미없이 앉아있거나 그냥 눈에 보이는 것이 아니라 제가 직접 만들어내는 자료들 혹은 이런 실적들을 갖고 호소해야 하는…″
아직까지 재택근무에 적극적인 기업은 온라인 인프라에 앞선 IT 업종이나, 전국에 사업장이 흩어져 있는 유통업계 정도.
하지만 디자인과 출판, 금융 등, 비대면 업무가 가능하면서 협업이 적은 분야도 곧 이 대열에 합류할 거란 전망이 많습니다.
[박준/대한상의 기업문화팀장]
″모든 사람이 원격(재택) 근무를 할수는 없지만 원격근무가 또 하나의 선택지로는 다들 이제는 좀 생각해보려는 움직임이 있다…″
코로나로 앞당겨진 재택근무 시대.
소통이나 소속감 부족이 결국엔 생산성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점, 그리고 개인 성과에 대한 지나친 계량화가 고용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은 극복해야 할 과제로 남습니다.
MBC뉴스 이학수입니다.
(영상취재: 황성희, 이창순 / 영상편집: 김현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