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이준희

"집도 안 보고 싹쓸이"…'갭투자 원정대' 잡는다

입력 | 2020-06-15 20:15   수정 | 2020-06-15 2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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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매매가와 전세가의 차이 만큼만 투자해서 집 한채를 소유하는 이른바 ′갭 투자′ 바람이 거셉니다.

요즘은 전국의 아파트를 쇼핑하듯 사들이는가 하면 부동산 투기 바람이 불고 있는 충북 청주의 경우는 집도 안 보고 계약하는 경우가 보통이라고 합니다.

이준희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지은 지 10년 넘은 충북 청주의 아파트 단지.

최근 거래된 물량은 20여 건.

작년 일 년 거래량이 단 3주 만에 팔린 겁니다.

매입한 사람들 대부분은 외지인들로, 와보지도 않고 전화로 사들였습니다.

[이현숙/청주 공인중개사]
″갭(투자)으로 와요, 갭으로. 저쪽(신축)은 너무 올랐으니까. 바로 200m 옆이니까 ′여기는 아직 3~4억원대네′ 해가지고..″

갭투자자들이 몰리면서 이 아파트 단지는 최근 3주 사이에 집값이 1억 넘게 올랐습니다.

다른 아파트도 상황은 마찬가지.

작년 8월 청주 아파트 매입건수 가운데 외지인 비중은 14%였지만, 올 4월엔 40%로 급증했습니다.

[정지숙/청주 공인중개사]
″(하루에 전화는 몇 통이나 받으세요, 외지에서?) 거의 수십 통.. 전화상담을 다 할 수 없을 만큼.. 수요와 공급이 안 맞아요, 지금..″

이런 가운데, 집값 상승을 기대한 집주인들이 매물을 거둬들이고, 불안해진 현지인들까지 매입에 가세하면서, 청주의 아파트값은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습니다.

[청주 공인중개사]
″작년 말이었으면 4억원 중후반이었어요. (지금은요?) 6억원이죠.″

강원도 원주에서도 3억 미만 저가 매물이 자취를 감췄습니다.

[강원도 원주 부동산 중개업자]
″아직 원주만 안 올라갔으니까 이제 이 분들이 저평가됐다고 생각하고 많이들 지금 투자로 많이 사세요.″

올 들어 4월까지 서울 등 투기과열지구에서 갭투자 건수는 작년의 2배 넘게 늘었습니다.

고가 주택의 대출길이 막히고 전셋값이 크게 오르자, 적은 돈만으로도 아파트를 살 수 있는 갭투자가 다시 활개를 치고 있는 겁니다.

특히 역대 최저금리 속에, 젊은 층까지 갭투자에 가세해, 올 들어 20대의 투기과열지구 내 임대목적 매입은 작년의 3배로 늘었습니다.

[서울 잠실 공인중개사]
″투자로 많이 들어와요, 갭투자. 지금 뭐 워낙 대출도 안 되게 하니까, 갭투자가 오히려 더 늘어난 거 같아요.″

정부는 이번 주 안에 갭투자를 정조준한 부동산 대책을 내놓습니다.

투기과열지구를 확대하고, 경기도 상당지역을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하는 한편, 대출이나 전세보증금 과세 기준도 더 강화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MBC뉴스 이준희입니다.

(영상취재: 정용식 / 영상편집: 위동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