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한수연

예배당 채운 영정 사진…죽은 자들만의 미사

입력 | 2020-06-15 20:30   수정 | 2020-06-15 2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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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페루의 한 성당 예배당에 이렇게 코로나 19로 사망한 사람들의 사진을 모아 놓고, 이들을 추모하는 미사가 열렸습니다.

매일 4천 명이 넘는 확진 환자가 발생 하면서 페루에서는 누적 확진자가 23만 명에 육박 하고 있습니다.

한수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대성당을 가득 채운 사진들.

의자에 놓는 것만으로도 자리가 모자라 성당 벽과 기둥까지 빽빽하게 사진이 붙었습니다.

모두 코로나19로 숨진 사람들입니다.

이날 미사엔 영정 속 신도들만 참석했습니다.

성당 역사 400여 년 만에 처음있는 일입니다.

[후안 호세/리마 대주교 언론 담당]
″이 사진들 속에는 우리가 잃어버린 생명이 있습니다.″

대주교는 코로나19로 숨진 한명 한명을 기리며 ″더 힘든 시간이 올 것″이라고 안타까워했습니다.

살아있는 사람들은 산소 부족을 호소합니다.

산소 판매점 앞에 길게 줄을 선 사람들.

요즘 산소를 구매하려면 한 나절을 꼬박 기다려야 하는게 보통입니다.

가격도 천정부지로 치솟았습니다.

(산소 한 통에 얼마예요?)
″4000솔(약 142만원)이요.″

이마저도 사지 못해 이 가게 저 가게를 뛰어다녀야 하는 상황입니다.

[코로나19 환자 가족 ]
″매일 다른 곳에 갑니다. 전화를 걸고, 묻고, 인터넷을 보고, 연락하고, 시내 곳곳을 돌아다녀요. 끊임없이 전화하고 전화하면 없고…″

울창한 아마존 덕에 지구의 허파로 불리는 페루에서 산소 부족 사태를 맞게 된 건 코로나19 때문입니다.

코로나19 환자 치료를 위해 필요한 하루 산소량은 173톤인데 실제 산소 생산량은 20% 밖에 안되기 때문입니다.

[폴 곤잘레스/코로나19 환자 친척]
″환자들은 매일 밤낮으로 산소가 필요합니다. 산소가 없으면 상태가 나빠지거든요. 그래서 아침 일찍 일어나자마자 산소를 구하러 나옵니다. ″

하루 6천명 씩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는 페루의 누적 확진자는 23만명, 남미에서는 브라질에 이어 두번째로 많습니다.

증가세가 잦아들지 않자, 안데스 고원 지대의 몇몇 지역에선 채찍질로 거리두기 단속을 하기에 이르렀습니다.

페루 대통령은 ″코로나19가 우리의 불안정한 의료 시스템을 압도하고 있다″며 뒤늦게 한탄했습니다.

MBC뉴스 한수연입니다.

(영상편집 : 이상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