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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상호
[팩트의 무게] 한국 소득세 어떻게 봐야 할까?
입력 | 2020-07-28 20:38 수정 | 2020-07-28 2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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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자 ▶
사실은, 무겁습니다. 팩트의 무게.
오늘은 우리 조상님들이 호랑이보다 무섭다고 했던 세금 이야기입니다.
(부자 증세 논란 말인가요?)
네, 세법개정안 발표 후에 이런저런 말들이 나오고 있는데, 한번 따져보겠습니다.
진실의 방으로!
◀ 리포트 ▶
먼저 볼 건 소득세 최고세율 인상입니다.
쉽게 말해 소득 10억 원 넘는 부분은 세율을 3%포인트 올려 거의 절반, 45%까지 세금으로 떼겠다는 겁니다.
부자 옥죄기다, 세계 최고 수준이다 말들이 많습니다.
자세히 한번 살펴볼까요.
2017년을 기준으로 상위 10%가 소득세의 78.5%를 부담하고 있습니다. 굉장히 높아 보이죠.
다른 나라 부자는 어떨까요?
우리나라를 비롯해서 5개 나라를 비교한 자료가 있는데요. (국회예산정책처)
우리가 일본에 이어 2등, 미국이 3등입니다.
어떻게 보면 많이 부담한다고 할 수도 있고, 아니라고 할 수도 있고, 애매하죠.
그런데 이번에 타깃으로 삼은 연소득 10억 원이 넘는 분들은 얼마나 될까요?
1만 6000명, 상위 0.1%도 안 됩니다. 부자 중의 부자라 할 수 있겠죠.
그런데 이분들 4년 사이에 소득 비중은 늘었는데, 반대로 세금 비중은 줄어든 걸로 나타난 자료도 있습니다.
부자 중의 부자, 수퍼리치들의 세금 부담이 예전보다 가벼워졌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또 하나 돈은 버는데, 소득세는 안 내는 분들, ′면세자′가 너무 많다는 논란입니다.
38.9%, 10명 중에 4명 가까이가 소득세 한 푼도 안 냈습니다.
다른 나라는 어떨까요?
5개 나라를 비교해보니 우리나라가 압도적으로 비율이 높았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이 정도까지는 아니었습니다.
2013년만 하더라도 이렇게 높지 않았는데, 2014년 갑자기 면세자가 껑충 많아진 겁니다.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박근혜 정부 첫해였는데요. 세법 개정안을 발표 5일 만에 번복한 일이 있었습니다.
[현오석/전 경제부총리(2013년 8월)]
″대통령께서도 서민·중산층을 배려하여 세법 개정안을 검토하라는 지시가 있었습니다.″
애초 연소득 3,450만 원 이상이면 세금이 늘어나도록 설계했다가 중산층 세금폭탄이다, 여론이 부글부글 끓으면서 정부가 5,500만 원으로 후퇴를 합니다.
이렇게 높게 잡아놓다 보니까 세금 안 내는 근로소득자가 확 늘어난 겁니다.
세금, 달갑지 않을 때도 있죠.
보통 세금 부담 얘기할 때 이렇게 GDP와 비교합니다.
우리나라는 GDP 대비 소득세가 4.8%, 36개 OECD 국가 가운데 30등입니다.
저소득층, 고소득층 할 것 없이 실효세율이 떨어져 있기 때문에 세금 수준이 세계적으로 낮은 게 팩트입니다.
사실을 냉정하게 들여다봐야 증세든, 감세든 논의가 가능해질 겁니다.
지금까지 팩트의 무게였습니다.
(영상취재: 김해동 / 영상편집: 문명배 / 기획: 이유정 / CG: 양귀연 강한 윤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