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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문현
내일은 '택배 없는 날'…"늦어도 괜찮아 쉬세요"
입력 | 2020-08-13 20:12 수정 | 2020-08-13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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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대체 이분들은 언제 쉬지? 늘 궁금하고 걱정스러운 분들이 택배 노동자입니다.
이번주 토요일이 광복절, 빨간 날이다 보니 택배 업계가 14일, 내일 하루를 ′택배 없는 날′로 정해서 일요일까지 사흘 연휴를 만들어 주기로 했습니다.
택배 소비자들의 양해도 필요합니다.
이문현 기자입니다.
◀ 리포트 ▶
경기도의 한 홈쇼핑 물류창고.
배송 물량을 택배차량에 실어 나르는 자동화 기기가 멈춰섰습니다.
평소 같으면 30개 화물칸을 모두 채웠을 택배트럭도 3대만 주차돼 있고, 트럭 내부도 비었습니다.
내일, 8월 14일은 이른바 ′택배 없는 날′
택배업계에서 처음으로 정한 공식적으로 ′쉬는 날′입니다.
홈쇼핑 등 쇼핑몰들도 배송해야 할 물량을 내놓지 않았습니다.
고객들에게는 ′택배 없는 날′ 문구와 함께 배송이 늦어질 수 있다는 점을 안내했습니다.
코로나19로 폭증한 배송량에 아침 7시 반부터 저녁 8시 넘어서까지 숨 돌릴 틈도 없이 일하는 택배기사 정의수 씨.
택배업에 종사한 7년 내내 여름휴가도 제대로 못 가본 정 씨에게 내일 ′택배 없는 날′은 특별합니다.
[정의수/CJ대한통운 택배노동자]
″요즘에 코로나 때문에 상당히 많이 물량이 늘어났어요. 병원에 가서 무릎·허리·팔꿈치… 아픈데 물리치료도 좀 받고… 아내와 데이트도 하루 하려고…″
특수형태근로종사자인 택배기사는 사실상 회사에 종속돼 일 하지만, 계약 형식상 개인사업자이기 때문에 휴가를 받지 못합니다.
게다가 하루 쉬게 되면 내 일을 동료가 떠맡거나, 다음날 몰아서 해야 하다 보니, 맘 놓고 쉴 수도 없었습니다.
[정의수/CJ대한통운 택배노동자]
″그날 온 물량은 그날 다 배송을 해야하는 입장이다 보니, 저희들이 맘대로 쉬거나 할 수 없는 거죠.″
하지만 내일 휴가가 모든 택배기사에게 적용되는 건 아닙니다.
국내 18개 택배회사 중 이번 ′택배 없는 날′에 동참하는 곳은 CJ대한통운과 롯데, 한진 등 4개사와 우체국 뿐.
나머지 14개 택배회사 기사들은 내일도 일을 해야합니다.
[A씨/중소 택배업체]
″저 기사님들은 쉬니까, 어느 정도 힘도 받고, 다시 일을 할텐데 저희는 결국은 또 그날(택배 없는 날)도 일을 하는 거잖아요… 그 상대적 박탈감, 그게 너무 커요 사실은…″
고용노동부는 앞으로 8월 14일을 ′택배 없는 날′로 정례화하고, 올해 참여하지 못한 택배회사들도 내년엔 동참할 수 있도록 유도하기로 했습니다.
SNS와 인터넷 공간에서는 ′주문을 미루겠다′ ′응원한다′ 등 택배 쉬는 날을 지지하는 ′늦어도 괜찮아′ 캠페인이 진행됐습니다.
MBC뉴스 이문현입니다.
(영상취재 : 남현택, 김백승 영상편집 : 유다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