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윤웅성

살고 있는데 '리모델링'…"시끄러우면 나가 있어라?"

입력 | 2020-09-04 20:27   수정 | 2020-09-04 2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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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집에서 하루 종일 이런 소음을 듣고 있다면 어떨까요?

대전의 한 아파트에서 입주민을 그대로 둔채 대규모로 리모델링 공사를 하고 있는데 이런 소음이 하루 8시간 들린다고 합니다.

윤웅성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오전 10시, 드릴 소리가 집안 가득 울려퍼집니다.

벌써 일주일째.

아침 8시부터 오후 5시까지, 점심 시간을 제외하고 하루 8시간 동안 계속되는 소음입니다.

취재 중에도 대화가 힘들 정도입니다.

″말도 안들려요, 지금.″

시각장애인 김수경씨는 공사 소음 때문에 밤에도 머리가 울릴 지경이라고 합니다.

모든 감각을 청력에만 집중하고 사는데, 고막을 울리는 소음때문에 일상 생활이 불가능할 정도입니다.

[김수경/시각장애 입주민]
″바깥에 나가서 있어라. 이게 뭡니까. 바깥에 어딜 나가 있습니까, 땡볕에. 바깥에 나가 있으래요, 땡볕에.″

소음이 얼마나 심각한 지 5분 동안 측정해봤습니다.

실내에서 측정된 평균 소음은 82.6 데시벨.

기차가 지나가는 철도변 소음 수준인 80데시벨 보다도 높습니다.

순간 최대 90데시벨 가까운 소음이 발생하고 있는데요. 바로 옆 사람과 대화하기조차 힘이 듭니다.

이 임대아파트에 사는 주민들 중에는 바깥 출입이 불편한 노인이나 장애인들이 많습니다.

하루 대부분을 집안에서 보내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공사 소음에 노출되는 시간도 더 깁니다.

[아파트 입주민]
″말도 못해요. 정신이 막 멍하고. 이렇게 하다가 내가 정신병자가 안되나…″

현재 진행 중인 장기 노후주택 개선 공사는 앞으로도 석달간 더 계속됩니다.

취재가 시작되자 주관업체인 LH측은 임시거처 등의 대책을 마련하겠다면서 뒤늦게 해결 의지를 밝혔습니다.

MBC뉴스 윤웅성입니다.

(영상취재 여상훈 (대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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