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고현승

日 '가스점검' 왔다며 강도 기승…노인 집만 골라

입력 | 2020-09-26 20:19   수정 | 2020-09-26 20:20

Your browser doesn't support HTML5 video.

◀ 앵커 ▶

일본에선 요즘 가스점검을 위장한 강도사건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예전에 우리 뉴스에서도 많이 봤던 오래된 범죄수법이죠.

코로나19 때문에 집에 머물고 있는 노인들을 주로 노리고 있는데요.

너무 뻔한 수법이라 오히려 더 잘 속게 된다고 하니까 우리도 조심해야겠습니다.

도쿄에서 고현승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 리포트 ▶

지난 23일 도쿄 아타치구의 한 아파트, 가스 점검을 나왔다며 남성 2명이 초인종을 눌렀습니다.

검침원 유니폼을 입고있어 별 의심없이 문을 열어줬는데, 집에 들어오자 강도로 돌변했습니다.

[강도 피해자(70대 남성)]
″가스 점검한다며 들어와서 나를 (테이프로) 칭칭 묶어서 침대 위에 내동댕이 쳤습니다. 죽는 줄 알았습니다.″

범인들은 집안을 뒤져 현금 330만원을 챙겨 달아났습니다.

22일엔 세타가야구의 고급주택가에서 똑같은 수법의 강도가 침입해 80대 부부를 테이프로 묶고 현금 70만원 등을 털어갔습니다.

수도권과 오사카 등지에서 같은 수법의 강도 사건이 10건 넘게 발생했는데 일부 용의자들만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모두 낮시간대 노인만 사는 집을 표적으로 가스점검을 가장했고, 피해자를 테이프로 결박했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일본에선 몇년전부터 약속과 전화란 말을 합친이른바 ′아포덴′ 사기가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유출된 개인정보로 노인들만 골라 경찰 등을 사칭한 전화로 집에 현금이 있는지 확인해 방문 약속을 잡은 뒤, 사기나 강도로 돌변해 돈을 뺏는 범죄 수법입니다.

지난해에만 9만건 넘는 ′아포덴′이 확인됐고, 80대 여성이 목숨을 잃기도 했습니다.

최근 가스점검 위장 강도는 ′아포덴 사기′의 변종으로 의심되는데, 코로나19 탓에 노인들이 집에 있는 경우가 많고 오래된 수법이라 오히려 속임수라고 의심하는 사람이 적다는 분석입니다.

[모로사와 히데미치/범죄학 전문가]
″오래되고 새로운 범죄입니다. 어떨결에 속아서 당하게 돼 알아채지 못하는 사람이 대부분이라 성공할 확률이 상당히 높습니다.″

경찰과 가스업체가 주의를 당부하고 있지만, 소방점검, 코로나19 설문조사 위장 등 유사 수법까지 등장하고 있습니다.

65세 이상 노인이 전체 인구의 28.7%, 3천6백만명이 넘는 초고령사회 일본의 어두운 단면인 셈인데, 일본에서도 노인을 노린 신종 범죄에 대한 신속한 대응이 시급하단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도쿄에서 MBC뉴스 고현승입니다.

(영상취재·편집 : 이장식 김진호(도쿄))

<strong style=″font-weight:bold; font-family:initial;″>MBC 뉴스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strong>

▷ 전화 02-784-4000
▷ 이메일 mbcjebo@mbc.co.kr
▷ 카카오톡 @mbc제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