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원 / A항공사 협력업체 직원]
″승강기 타는 것보다 계단이 더 빨라요. (맛있게 드세요!) 한 5층까지는 뛰어가는 것 같아요.″
[김경호/앵커]
″회사 계실 때 하셨던 업무가?″
[김지원/A항공사 협력업체 직원]
″비행기 타시기 직전에 탑승권 절취 업무랑 신원확인 업무, 비행기 출도착 관련해서 다 하고 있죠.″
[김경호/앵커]
″한 항공사의 협력업체에서 일하다가, 지금은 기약 없이 무급휴직에 들어갔습니다.″
[김지원/A항공사 협력업체 직원]
″회사가 무급휴직 신청을 받겠다고 했는데 신청자가 생각보다 많이 안 나오니까, 한 번도 일 안 해본 부서로 막 순환배치를 시키고…그러다 보니까 한두 명씩 ″저 그럼 무급휴직 신청할게요.″″
(일상을 잃어버리고, 생계를 위협받게 된 김지원 씨)
[김경호/앵커]
″지금은 그럼 (회사에서) 돈을 받는 게 없는 거예요?″
[김지원/A항공사 협력업체 직원]
″전혀 없죠. (취업규칙에)겸직이 금지돼 있다는 조항이 있어요. 아르바이트 자리를 구하더라도 4대 보험 적용이 안 되고 그런 직종으로 찾아가야 하는 거죠.″
[김경호/앵커]
″무급 휴직자는 돈은 못 받는데 그렇다고 다른 데서 일을 제대로 할 수도 없는 애매한 처지네요. 아내분께서도 같은 회사에서 일을 하신다고 들었는데?″
[김지원/A항공사 협력업체 직원]
″네. (아내는)이번 달까지만 일을 하고 다음 달부터 무급휴직을 들어가요″
[김경호/앵커]
″그럼 다음 달부터는 부부가 둘 다 무급휴직이 되는 거예요?″
[김지원/A항공사 협력업체 직원]
″그렇죠. 함께 일하던 동료들 못 보는 게 솔직히 가장 커요. 잘 먹고 살고는 있나? 일자리는 잘 구했나? 문득문득 생각이 드는 것 같아요, 혼자 있을 때.″
[김경호/앵커]
″여기는 입국심사장입니다. 아무도 없네요.″
(텅빈 검색대와 입국심사장 / 면세점도 적막하긴 마찬가지)
[김경호/앵커]
″해외여행 가면 보통 여기서 제일 먼저 마음이 두근거리곤 했는데, 이렇게 썰렁한 모습을 보니까…″
(활주로에 도착해 보니)
[김경호/앵커]
″이번엔 비행기들이 이착륙을 하는 계류장에 왔습니다. 지금 한창 운항을 해야 할 비행기들이 이렇게 엔진에 덮개를 씌운 채로 서있는 모습을 보니까 마음이 참 안 좋은데요. 비행기들이 운항을 멈춘 지금, 조종사들은 어디로 갔을까요.″
[S 씨/이스타항공 부기장]
″안녕하세요 저, 상담 예약하고 왔는데. (지금 현재 휴직 중이신 거죠?) 14일 부로 아마 계약해지가 돼서 퇴사가 될 것 같습니다.″
[김경호/앵커]
″어떤 거 하셨어요?″
[S 씨/이스타항공 부기장]
″배울 수 있는 수업 알아봤고, 정부 지원금을 받을 수 있는지 없는지…″
(′코로나 사태로 승객 급감′ / 경영악화에 빠진 이스타항공)
[S 씨/이스타항공 부기장]
″2월에 40%의 임금이 나왔어요. 그때부터 지금까지 월급이 하나도 안 나왔어요. 3월 24일에 운항 중단을 실시했어요. 전 직원이 ′제주항공이 인수하면 그다음에 우리 못 받은 월급도 받을 거야…′″
(그러나… / ″제주항공, 이스타항공 인수 철회″)
[S 씨/이스타항공 부기장]
″총 605명을 구조조정을 통보했어요. 조종사들은 90일 안에는 이착륙을 세 번은 해야 한다는 규정이 있거든요. 그런 자격이 다 날아가 버리게 된 거예요.″
[김경호/앵커]
″이 조종사 면허도 사실상 쓸 수 없게 돼 버린 건가요?″
[S 씨/이스타항공 부기장]
″9월 말이 되면 이스타항공의 모든 조종사의 자격은 다 만료가 되고 날아가게 돼 있어요.″
(무급휴직, 희망퇴직, 정리해고… / 실직 위기에 처한 이스타항공 직원만 1600명)
[김경호/앵커]
″조종복을, 제복을 처음 입으셨을 때 생각나세요?″
[S 씨/이스타항공 부기장]
″너무 좋았었죠. 웃기는 이야기지만 일부러 이거 입고 퇴근하고.″
[김경호/앵커]
″아직 다시 입은 적이 없으시겠네요?″
[S 씨/이스타항공 부기장]
″일부러 안 보이는 곳에 옷장에 넣어둔 것 같아요. 보고 있으면 너무 힘들어서.″
(이스타 창업주 이상직 의원이 ″더 이상 할 것이 없다″ 말하는 사이…)
[S 씨/이스타항공 부기장]
″다들 일용직 알바 하면서 그렇게 살고 있습니다. 택배 상하차 알바, 그 다음에 아파트 전단지 돌리는 것도 했고.″
[김경호/앵커]
″추석 때 무슨 계획 있으세요?″
[S 씨/이스타항공 부기장]
″그냥 집에 있을 생각이에요. 추석 연휴가 지나고 나면 정리해고가 다가오거든요.″
(짐 없이 돌아가는 공항 컨베이어 벨트)
[김경호/앵커]
″우리가 맡긴 짐들을 비행기로 보내주는 곳입니다. 이렇게 기계는 계속 작동하고 있지만, 가방은 거의 보이질 않습니다.″
(공항에서 거리로)
항공기에서 수하물을 분류하시던 분들은 지금 거리에 나와 있는데요. 이렇게 고용노동청 앞에서 시위를 하고 있습니다.
(다섯 달째 계속되고 있는 거리 시위)
[김경호/앵커]
″어떤 일로 여기서 이렇게 시위를 하고 계시는지?″
[김정남/A항공사 협력업체 직원]
″저희는 5월 11일 자로 정리해고가 됐습니다. 부당해고에 맞서서 복직투쟁을 하고 있는 겁니다.″
[김경호/앵커]
″여기가 생활하시는 데에요? 그 사이에 지금 수해도 왔었고 태풍도 왔었고 그랬는데.″
[김정남/A항공사 협력업체 직원]
″올해 따라 유난히 비도 많이 오고 태풍도 많이 왔습니다.″
[김경호/앵커]
″원래 하시던 일은 어떤 일 하셨어요?″
[김정남/A항공사 협력업체 직원]
″손님들이 캐리어 같은 걸 카운터에 맡기면 비행기에 실을 수 있게끔 작업을 해주는 기사입니다.″
(항공사 협력업계 2000여 명 정리해고)
[김정남/A항공사 협력업체 직원]
″무기한 휴직 아니면 정리해고다. 그런데 불러들이는 것(복직)을 전부 회사에 위임을 한다고 했어요.″
[김경호/앵커]
″노동자 입장에서는 말이 무기한 무급휴직이지 정리해고랑 다른 바가 없네요.″
[김정남/A항공사 협력업체 직원]
″해고나 다름없죠.″
[김경호/앵커]
″법원에서 부당해고라고 판결이 났지만, 회사 측의 항소로 이들은 여전히 돌아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함께 해고된 객실 청소노동자)
[김계월/A항공사 협력업체 직원]
″사측에서 계속 해고됐으니 패스를 반납하라고 해서 캐비넷 좀 정리하고 그러고 나와서 많이 울었죠. 지금도 또 생각하니까 눈물이 나는데. 회사가 고용유지지원금 신청해서 고통분담을 충분히 할 수도 있었고 우리를 인간적으로 생각했다면 그렇게 하루 아침에 그렇게 내치지는 않았을 거라고 생각하거든요.″
(정작 가장 필요한 사람은 못 받는 ′고용유지지원금′)
[김지원/A항공사 협력업체 직원]
″90% 정부에서 지원해주고, 10%를 회사에서 부담하는 (고용유지지원금)제도가 있는데 (회사는) 그 돈 (10%)도 줄 수 없다는 입장이에요.″
[김정남/A항공사 협력업체 직원]
″고용유지지원금도 사업자가 신청을 안 하면 아무 혜택을 못 봐요.″
(힘든 시절 속에서도 / 코로나가 끝날 때를 준비하는 공항)
[이정민 차장/인천공항]
″코로나 이후에도 사람들이 많이 돌아올 거라는 꿈과 희망을 가지고 지금 리노베이션 공사를 통해서 (손님맞이를)준비하고 있습니다.″
[김계월/A항공사 협력업체 직원]
″힘들지만 내가 일자리가 있다는 게 얼마나 행복한 일인가를 지금 새삼 깨닫는 거잖아요.″
[김정남/A항공사 협력업체 직원]
″출근 하는 게 그립습니다. 출근을 한번 해보고 싶습니다.″
[김경호/앵커]
″공항을 사랑하는 모두가 다시 제자리로 돌아올 그 날이 빨리 오길 바랍니다. 앵커로그입니다.″
<strong style=″font-weight:bold; font-family:initial;″>MBC 뉴스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strong>
▷ 전화 02-784-4000
▷ 이메일 mbcjebo@mbc.co.kr
▷ 카카오톡 @mbc제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