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이남호

"포착하고도 10분 지나 경고"…어선 월북에 손 놓은 군경

입력 | 2020-10-19 20:22   수정 | 2020-10-19 2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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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외국인 선원들만 타고 있던 우리 측 어선 한 척이 서해 북방 한계선을 넘어갔다 돌아오는 일이 발생했습니다.

해군이 ″거기로 가면 북측 바다″라고 50차례 넘게 호출했지만 이 배는 답을 하지 않았습니다.

결국, 해군도 해경도 이 배가 북으로 넘어가는 걸 제지하지 못했습니다.

이남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군 감시장비에 이상 행동을 하는 선박이 처음 포착된 것은 지난 17일 낮 12시 45분입니다.

조업이 허가된 한계선 북쪽으로 7.4KM를 넘어선 지점.

20노트, 시속 37킬로미터가 넘는 빠른 속도로 북상중이었습니다.

그러나 군은 당시 배의 정체를 파악하지 못했고 10분 가까이 지난 12시 54분에야 이 배가 해산물 운반선 ′광성 3호′라는 것을 인지했습니다.

군은 어선 공통망 등을 통해 남쪽으로 뱃머리를 돌리라는 호출을 50여 차례나 보냈지만 광성 3호는 응답이 없었습니다.

결국 광성 3호는 오후 1시쯤 NLL을 넘어 북한 해역에 들어섰고 10분가량 머물다 돌아왔습니다.

알고보니 월북한 어선엔 한국인 선장 없이 중국인과 베트남인 등 외국인 선원 세 명만 타고 있었습니다.

군 호출 내용을 알아듣지 못했거나 통신기 자체가 아예 꺼져있었을 거란 의혹이 나옵니다.

외국인 선원들은 GPS장비도 볼 줄 몰랐다고 진술했습니다.

사건 자체는 단순 월선으로 보이지만 가뜩이나 남북관계가 민감한 상황에서 어선 통제가 제대로 되고 있지 않다는게 드러난 겁니다.

[신종우/한국국방안보포럼 사무국장]
″우리가 관할하는 해역 내에서 일반 상선이 아무런 제지도 받지 않고 올라갔다는 것에 대해서는 군의 경계망에 커다란 구멍이 보인 거죠.″

실제 해경과 해수부 어업지도선은 이 배가 조업한계선을 넘은 사실조차 몰랐습니다.

해경측은 피격 공무원 수색 작전에 인력이 많이 투입돼 어려움이 있다고 해명했습니다.

군의 대응도 문제였습니다.

군은 레이더로 이상 동향을 포착하고도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다가 11분이 지나서야 어선에 경고 통신을 보냈습니다.

전속력으로 달리면 NLL에 도착하기 충분한 시간입니다.

당시 군 당국은 상황이 모두 종료된 오후 2시가 넘어 북측에 우리 어선이 항로착오로 NLL을 넘어갔었다는 사실을 통지했고, 북측은 아무런 반응을 하지 않았습니다.

MBC뉴스 이남호입니다.

(영상편집:김하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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