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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익
"그만둘 수도 없었다"…출구 없는 택배노동자의 죽음
입력 | 2020-10-21 20:03 수정 | 2020-10-21 2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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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어제 부산에서 택배 노동자 김모씨가 ′억울하다′는 유서를 남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는데요.
동료들은 김씨가 일을 하고도 제대로 돈을 벌지 못해서 택배 일을 그만두려고 했지만, 대리점 측과 맺은 계약 때문에 이마저도 불가능했다고 말했습니다.
회사 측은 이 사실을 부인하고 있습니다.
조영익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경남 창원의 로젠택배 부산 강서지점.
어제 새벽, 40대 택배노동자 김 모 씨가 이 곳에서 스스로 생을 마감했습니다.
김 씨는 유서에 ″적은 수수료에 세금 등을 빼면 한 달에 200만 원도 벌지 못했지만, 차량 할부 등에 쓴 대출 원금과 이자로만 120만 원이 고스란히 빠져나간다″며 ′억울하다′고 썼습니다.
[동료 택배기사 A씨]
″빚을 내서 택배를 시작하다보니까, 세금도 나가고, 월세도 나갔을 거고, 남는 게 없었다는거죠. 택배에서 번 것으로는 생활이 거의 불가능할 정도로 힘들었다고 하더라고요.″
김 씨는 왜 억울해 했을까.
김 씨가 속했던 강서지점이 다른 택배기사들과 작성한 계약서입니다.
계약기간 안에 그만두면 택배기사는 위약금으로 1천만 원을 로젠택배 지점에 지급하게 돼 있습니다.
또 다른 계약서에는 계약을 중도 해지할 경우 택배기사에게 손해 배상 책임을 묻는 한편, 보증금도 반환하지 않는다는 내용이 있습니다.
[동료 택배기사 A씨]
″(지점에서) 돌아가신 분에게도 이렇게 말했습니다. 후임자도 본인이 찾아야 하고 본인이 다 알아서 해결해야 한다, 계약서에는 그렇게 나와 있으니...″
숨진 김 씨가 도중에 그만둘 경우 위약금 1천만원을 물어내야 하는 계약서까지 썼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노조 측은 다른 기사들처럼 김 씨도 대리점에 보증금 500만 원을 냈고, 배송 구역을 넘겨받는 댓가로 권리금 300만 원도 냈다고 말했습니다.
이 돈은 손해배상 책임과 위약금을 명시한 계약서에 따라 김 씨가 나간 자리를 누군가가 채워야 돌려받을 수 있는 돈입니다.
[동료 택배기사 B씨]
″후임자를 데려와야 해요. 만약에 안 데려오면 보증금을 반환하지 않는다고 돼 있어요.″
김 씨는 자신의 택배 차량에 구인광고까지 붙이고 다녔지만 수익이 적은 김씨의 구역을 맡으려는 사람은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강서지점 측은 ″김 씨는 사정이 어려워 처음부터 보증금과 권리금을 내지 못했고 김 씨가 숨지기 전 업체 측에서 새로운 기사를 이미 구했었다″고 반박했습니다.
MBC뉴스 조영익입니다.
(영상취재: 노성은 / 영상편집: 김재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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