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임상재

"환자들 구해 주세요"…창문 너머 간호사의 외침

입력 | 2020-12-29 19:59   수정 | 2020-12-29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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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동일 집단 격리, 즉 나갈 수도, 들어갈 수도 없게 통째로 차단하는 건 결국 안팎으로 추가 확산을 막자는 겁니다.

그런데 내부에서 그들끼리 추가로 감염되는 시설이 늘고 있는데요, 어느 간호사 한 분이 창문 너머로 저희한테 도움을 청해 왔습니다.

그 안의 현실은 대체 어떤지, 또 그렇게 할 수밖에 없는 방역 당국의 사정까지 임상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서울 구로구의 요양병원.

눈발이 흩날리는 2층 창문 틈 사이로 방호복을 입고 마스크를 쓴 여성이 얼굴을 내밉니다.

취재진이 말을 건네자 내부 상황을 설명합니다.

[미소들병원 간호사]
″힘들어요. 기저귀 갈고 밥 주고 이런 거요. <본인 건강도 좀 걱정되지 않으세요?> 가족에게 옮길까 봐요. 무서워요. <어떤 마음으로 (환자) 관리를 하고 계세요?> 간호사니까요.″

도움을 호소하는 말엔 간절함이 담겼습니다.

[미소들병원 간호사]
″2교대로 계속 일만 해요. <인원이 많이 모자라요?> 인원 모자라요. 직원들 다 힘들어서 아프고 그러니까 (인원이) 없어요. 우리 환자들 어서 구해주세요.″

이 병원은 지난 15일 이후 2주 동안 확진자 175명이 쏟아졌는데, 이미 6명이 숨졌습니다.

확진자 중 간호사와 간병인도 62명이나 됩니다.

하지만 여전히 50여 명이 전담병원 배정을 받지 못하고 대기 중입니다.

[이성희/환자 가족]
″엘리베이터라든지 공용 구역이 있잖아요. 우리 환자들이나 보호자나 간병인은 마스크 하나에만 의지를 하고 있거든요.″

음성 판정을 받은 입원자들을 이송하기도 쉽지 않습니다.

[미소들요양병원 관계자]
″다른 데 요양병원 보냈다가 거기서 자기네 직원들 다 그만뒀다고 그래서 다시 모시고 왔어요.″

다른 요양병원도 사정은 비슷합니다.

저는 병원 전체가 코호트 격리된 부천 효플러스 요양병원 앞에 나와있습니다.

이 건물 8층에 요양병원이 있는데요. 어떤 상황인지 한번 들어가 보겠습니다.

엘리베이터는 병원이 있는 층이 눌리지 않고, ″지금 눌러진 층은 정지하지 않습니다.″ 비상 계단 출입문 역시 막혀있습니다.

이 요양병원에 남아있는 사람은 31명.

모두 확진자들입니다.

의사 2명을 포함한 의료진 10명은 확진된 상태에서 계속 진료를 하고 있습니다.

[효플러스요양병원 관계자]
″(확진된 의료진들은) 링거 맞으면서 일하세요. 본인들도 힘이 없으니까…″

이 병원 사망자가 38명인데, 27명이 전담 병상 배정을 기다리다가 숨졌습니다.

[효플러스요양병원 사망자 가족]
″음성이 두번 나오셨어요. 17일에 양성 판정을 받았는데…그때 병상이 없고. 할머니를 모셔올 걸, 돌아가신 날이 24일…″

주변엔 인적이 끊겼습니다.

이 건물에만 상가 60여 곳이 몰려있는데요. 시민들이 많이 오고갈 점심시간이지만 보시는 것처럼, 거리는 사람이 다니지 않을 정도로 한산한 모습입니다.

[인근 상인]
″이 건물에서 터지니까 (매출이) 완전히 반토막 났어요. (주민들이) 피해다니죠.″

지난 10월 86명의 확진자가 나왔던 부산의 요양병원에서 두 달만에 5명이 다시 확진되고, 부천 요양병원 2곳에서도 15명이 새로 확진됐습니다.

의료계는 환자들을 신속히 이송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지만, 방역당국은 전담병원 지정을 희망하는 요양병원이 나타나지 않아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MBC뉴스 임상재입니다.

(영상취재:나경운/영상편집:김하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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