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투데이임소정

출근 저지당한 기업은행장…'낙하산 논란' 점화

입력 | 2020-01-04 06:44   수정 | 2020-01-04 0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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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새로 임명된 윤종원 IBK 기업은행장이 임기 첫 날 노동조합의 저지에 부딪혀 출근을 하지 못했습니다.

노조는 10년간 내부인사가 임명되던 행장에 관료출신인 낙하산인사가 임명됐다며 자진사퇴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임소정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서울 IBK 기업은행 본점.

신임 윤종원 행장이 탄 차량이 노조원들을 피해 후문으로 들어옵니다.

″능력없는 낙하산행장 투쟁으로 막아내자″

차에서 내린 윤행장 앞을 조합원들이 막아섰습니다.

[윤종원/신임 IBK 기업은행장]
″(물러가라 물러가라!) 함량미달 낙하산이라고 하셨지 않습니까, 저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합니다.열심히 해서 잘 키우도록 하겠습니다.″

노조와 대화를 하겠다는 의지를 밝혔지만, 윤 행장은 결국 5분 만에 발길을 돌렸습니다.

국책은행인 기업은행 행장은 금융위원장이 제청하고 대통령이 임명합니다.

이전엔 관료출신 행장이 주로 임명됐지만 지난 2010년부터는 3번 연속으로 공채 출신 내부 인사가 임명됐습니다.

윤 신임 행장은 기획재정부 경제정책국장과 국제통화기금 상임이사, 청와대 경제수석비서관 등을 거쳤습니다.

노조는 관료 출신을 행장으로 임명한 건 관치금융을 되살린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습니다.

[김형선/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기업은행지부 위원장]
″저희가 요구한 것은 은행과 관련된 전문성입니다. IMF 갔다 왔다는 것으로 은행 전문성이 뭔가 확보된 것처럼 얘기하는 거야 말로 저는 말장난이다. 이렇게 보고 있고요.″

청와대 관계자는 ″청와대에서 근무했던 사람들은 국정철학을 가장 잘 이해하고 있다″며 정부가 50% 이상의 지분을 가진 국책은행의 행장임을 강조했습니다.

은성수 금융위원장도 ″외부인인 건 사실이지만 행장으로서 능력은 전체 이력을 보면 나온다″며 자격 논란을 일축했습니다.

행장 후보가 될 부행장만 10명이 넘는 기업은행의 복잡한 조직 상황을 감안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옵니다.

하지만 노조는 한국노총과 연대해 현정부와의 정책연대 파기까지 나서겠다며 강경 대응을 예고했습니다.

MBC뉴스 임소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