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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수아
큰스님들 '세븐포커'판…새벽 3시에 멈춘 이유는?
입력 | 2020-02-04 06:50 수정 | 2020-02-04 0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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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충북 보은의 법주사에서 큰 스님들이 상습적으로 도박판을 벌였단 의혹이 제기돼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습니다.
판돈만 천만 원을 웃돌았다는데요.
신수아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충청북도 속리산 자락에 있는 대형 사찰 법주사.
법주사의 고위 간부를 지낸 한 스님을 만났습니다.
[A 스님]
″보통 이제 처음에 시작할 때 한 3백만 원 정도 가지고 시작을 해요.″
법주사의 큰 스님들이 모여 상습적으로 도박판을 벌였단 겁니다.
한 번에 수백만 원씩 베팅하는 경우도 흔했다고 합니다.
[A 스님]
″4백 받고 4백 더 하면 8백이 되지 않습니까. 그 순간에 베팅한 것만 8백이지… 거기 판돈 쌓인 건 처음부터 쌓인 돈까지 하게 되면 그 것의 몇 배가 되는 거죠.″
이 스님의 예금거래내역서입니다.
지난 2018년 3월 23일, 절에서 차로 10분 거리에 있는 은행 지점에서 오후 3시 15분과 17분 두 차례에 걸쳐 170만 원을 인출했습니다.
그리고 7시간 후인 밤 10시 21분, 네 차례에 걸쳐 4백만 원을 또 뽑았습니다.
170만 원으로 도박판에 뛰어 들었다가 중간에 돈을 다 잃자 추가로 400만 원을 더 뽑았던 겁니다.
스님들의 도박은 새벽 3시만 되면 어김없이 끝났습니다.
왜 새벽 3신지 물었습니다.
[A 스님]
″시작을 하면 풀(끝)까지… 새벽 3시가 예불 시간이거든… 그 때 선방 스님들은 고요히 앉아서 참선을 시작합니다.″
도박에 푹 빠져 있던 큰 스님들이 새벽 3시만 되면 자리에서 일어나 언제 그랬냐는 듯 예불을 드리러 법당으로 향했단 건데요.
스님들은 외부인들 모르게 자신들이 차를 마시는 다각실과 숙소인 견불당에 도박판을 차렸습니다.
이런 일을 막으라고 스님들의 비위 행위를 감시하고 처벌하는 호법부가 있는데요.
이 통화 녹취 한번 들어보시죠.
[B 스님/전 법주사 호법국장]
″마음대로 해 봐. 이 XX가 뭐. 이 X의 XX가 감히.. (돈을) 안 갚겠단 얘기네 그럼? 아이구 XX. X팔려 가지고 참. 그럼 고발하든지 인마.″
도박을 감시해야 하는 스님이 도박판에서 빌려준 돈을 갚으라며 욕을 하고 있는 겁니다.
게다가 이 스님, 지난 2008년 법주사 근처 호텔에서 현 주지와 함께 도박하다 현장에서 체포된 적이 있습니다.
스님들은 혐의를 부인하고 있습니다.
[C 스님]
″지금 공양 시간이거든요. 다음에 전화할게요…″
[D 스님]
″나는 그 때 당시에 병원에 있었고, 지금 그 고발인을 무고죄로 고소를 할 건데…″
법주사 스님들의 도박 사건은 한 불자의 신고로 현재 충북 보은 경찰서에서 수사 중입니다.
MBC뉴스 신수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