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투데이정동욱

[투데이 현장] 선거 뒤 쌓인 '골칫덩이' 현수막 어떡해?

입력 | 2020-04-20 06:45   수정 | 2020-04-20 0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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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총선 기간 동안 후보들을 알리고 투표를 독려하는 역할을 했던 선거현수막, 선거가 끝나면 바로 골칫거리가 되는데요.

재활용 방안도 나오고는있지만 여전히 소각처리 비중이 높다고 합니다.

정동욱 기자가 현장 다녀왔습니다.

◀ 리포트 ▶

21대 총선기간 동안 서울 시내 곳곳을 가득 메운 선거현수막.

목 좋은 사거리에는 후보들이 경쟁적으로 여러 장씩 내걸기도 했습니다.

이름과 간단한 공약을 담은 길이 8m짜리가 대부분이지만 어디서든 잘 보이도록 빌딩 전체를 뒤덮는 현수막도 많습니다.

총선이 끝난 바로 다음 날 현수막을 떼고 또 떼고, 계속 떼어도 철거 작업은 끝날 기미가 없습니다.

[이우람]
″아까워요, 너무 아까워요.″

[김태서]
″어떻게 할 거에요, 재생할 수도 없고″

차량이 달리는 도로 위에서도 작업은 계속됩니다.

3시간 동안 뗀 현수막만 1톤 트럭으로 한가득.

현수막을 부착한 후보자가 직접 떼는 것이 원칙이지만 빨리 떼달라는 민원이 많아 구청 등에서 철거 작업을 대신하기도 합니다.

[김범래/서울 양천구 광고물관리팀장]
″상가가 가려지는 문제가 많이 발생을 해서 민원이 많이 들어옵니다.″

수거된 현수막들은 재활용품 집하장에 모이는데, 현수막 걸이용 나무만 재활용할 뿐 현수막 원단은 대부분 폐기됩니다.

서울의 한 자치구에서 하루 동안 수거한 선거 관련 현수막입니다. 전국적으로는 3만장이 넘는 것으로 추산됩니다.

이번 총선에서 사용된 현수막을 모두 이은 거리는 약 306km, 13km 경인고속도로를 열번 왕복하고도 남습니다.

국회의원 선거는 그나마 양이 적은 편입니다.

지방선거나 대선에선 현수막 양이 폭증하는데, 지난 2018년 지방선거에서는 14만 장, 무게로 9천 2백 톤의 현수막이 사용됐는데 이중 2/3는 폐기 처분됐습니다.

1톤 당 30만원의 소각 처리 비용이 들고, 환경도 오염되지만 워낙 양이 많다 보니, 그냥 버려지는 겁니다.

[김이서/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 활동가]
″(현수막은) 폴리에스터 성분으로 플라스틱이거든요. 그러다 보니까 재활용이 되지 않고 재활용이 된다고 하더라도 결과적으로 폐기물로…″

현수막을 필요한 만큼 자르고, 재단기에서 모양을 찍어낸 뒤 재봉틀로 박음질합니다.

가벼운 나들이용 가방을 생산하는 건데, 2017년 대선 직후 제작된 가방은 5천개 이상 팔릴 정도로 인기였습니다.

″(가방 이외에) 앞치마도 가능하고요, 팔 토시라든지…″

하지만 제품 기획과 준비, 후보자의 동의도 없이 무턱대고 현수막을 쌓아놓거나 세탁과정에서 문제가 되는 선관위 검인 클립도 안뗀 현수막을 가져오는 지자체들 때문에 한동안 생산을 멈추기도 했습니다.

현수막을 만드는 단계에서부터 재활용 계획이 미리 논의돼야 하는데 지자체는 그저 치울 생각만 한다는 겁니다.

[박미현/′터치포굿′ 대표]
″(선거 전에)정당, 선관위, 정부 그리고 환경전문가들이 다같이 모여서 선거의 환경 영향성 자체를 개선하는 논의의 자리가 조속히 열려야 된다고…″

환경부는 다음달까지 총선 때 사용된 폐현수막을 재활용할 수 있도록 각 지방자치단체를 독려할 계획입니다.

투데이현장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