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별지원이냐, 보편지원이냐를 둘러싼 논쟁, 재정에는 부담이 없겠느냐 여러가지 질문이 나오고 있는데, 재난지원금, 다시 지급해야 하는지, 1차 지원금의 효과부터 찬찬히 짚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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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알아두면 좋을 경제 뉴스 이해하기 쉽게 전해드리는 경제쏙 시간입니다. 이성일 선임 기자 나왔습니다. 안녕하세요.
◀ 이성일 기자 ▶
안녕하십니까.
◀ 앵커 ▶
오늘은 제가 관심이 많았던 이슈인데 재난지원금 이야기 준비하셨죠.
◀ 이성일 기자 ▶
네, 맞습니다.
◀ 앵커 ▶
재난지원금 다시 지급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 코로나19 확산이 급증하면서 논의가 시작됐죠.
◀ 이성일 기자 ▶
네, 맞습니다. 물론 재난지원금이 필요하지 않은 상황이 되는 게 가장 중요한 것 같고요. 어쨌든 빨리 수그러들었으면 하는 생각이기는 합니다.
◀ 앵커 ▶
필요하지 않다기보다 지금 재난지원금을 받아도 당장은 못 쓰는 상황이죠.
◀ 이성일 기자 ▶
그렇죠.
◀ 앵커 ▶
그런데 필요한 상황이 된다면, 전제가 있긴 하지만 1차 때처럼 모든 사람에게 지급해야 한다. 일부에게만 선별 지원해야 한다. 이런 논쟁이 지금 진행되고 있지 않습니까. 어느 쪽 얘기가 설득력이 더 있다고 봐야 할까요.
◀ 이성일 기자 ▶
정답은 없다는 게 솔직한 답인 거 같고요. 지난 4월에도 처음에는 하위 50%에게만 지급해야 한다. 이런 얘기로 시작을 했다가 결국에는 여러 논란을 거쳐서 100% 모두 지급하는 것으로 결론이 났었잖아요. 이번에도 상황은 좀 비슷하고요. 다른 게 있다면 지난번에는 모두 지급했으니까 이번에는 일부에게만 지급해서 두 개의 효과를 좀 비교해 보자. 이런 얘기가 나오는 정도라고 할 것 같습니다.
◀ 앵커 ▶
네, 이걸 조금 어렵지만 선별 지급이냐, 보편 지급이냐. 그렇게 부르더라고요. 장단점을 한번 살펴볼까요.
◀ 이성일 기자 ▶
네, 원론적으로는요. 효율성을 보면 같은 돈을 쓴다면 좀 어려운 사람, 일부에게만 지급하는 것이 훨씬 더 좋습니다. 하위 50%만 주자. 70%만 주자. 선별 지급을 얘기를 하는 거죠. 그런데 곤란한 점은 이게 수혜자를 가르는 기준을 합의하기가 어렵다는 겁니다. 소득이 몇만 원 차이가 난다고 해서 받을 수 있는 사람, 또 받을 수 없는 사람이 갈라진다면 그 기준의 합리성을 놓고 갈등이 벌어질 수가 있는 거고요. 또 정부가 가진 기준이 작년 소득입니다. 이걸 기준으로 하면 올해 코로나 때문에 어려워진 사람이 오히려 여기에서 빠질 수 있다. 이런 것도 난점이 되고요.
반면 모든 사람에게 주는 보편 지급의 경우에는 누가 더 어려운지 이런 걸 가리는 고생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게 장점인데 문제는 돈이 그만큼 더 든다는 거고 또 더 드는 돈이 한두 푼이 아니라 몇조 원이다 보니까 이 결정이 쉽지가 않은 겁니다.
◀ 앵커 ▶
네, 선별 지급할 때 선별하는 데에도 비용이 많이 든다고 하죠.
◀ 이성일 기자 ▶
그렇습니다.
◀ 앵커 ▶
어쨌든 어떤 방법을 쓰든 재난지원금 얘기가 다시 나오는 배경에는 1차 재난지원금의 효과가 좀 있었다고 보는 거겠죠.
◀ 이성일 기자 ▶
네, 좀 긍정적인 거죠. 재난지원금 덕에 상·하위 소득 격차가 줄어들었다. 이런 통계가 나와 있는데요. 물론 이건 일시적인 것이기는 합니다만 코로나 확산으로 타격이 더 컸을 이른바 취약계층에게 그 부담을 좀 덜어 준 것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는 거 같습니다.
또 다른 기대효과는요. 민간소비가 늘어나는 거였는데 그전까지 마이너스를 기록하던 소비가 재난지원금 지급한 4월을 계기로 해서 증가세로 돌아섰죠. 소비를 늘리는 효과를 따지면 5조 원 정도였다는 게 정부 계산입니다.
◀ 앵커 ▶
5조 원 정도면 재난지원금, 정부지원금은 총액이 14조가 넘었잖아요. 그런데 이 효과는 5조 원이라면 그만큼까지 소비가 따라간 건 아닌 것 같은데 이유가 뭔가요?
◀ 이성일 기자 ▶
계산하는 법을 들으시면 좀 이해하실 것 같은데요. 삼겹살을 사 먹는 걸 예를 들어 보면요. 어떤 사람은 재난지원금이 없었다면 삼겹살을 안 먹었을 텐데 재난지원금이 생겨서 이걸 사 먹었다. 이런 경우만 따지는 겁니다. 그게 5조 원이라는 얘기고요. 똑같이 삼겹살을 사 먹었던 경우라도 재난지원금이 없었을 경우라도 먹었을 거다. 이런 경우는 빠지는 겁니다. 그러니까 이분은 재난지원금으로 다른 걸 사거나 아예 쓰지 않고 저축을 할 수가 있는데 이게 9조 원이라면 삼겹살과 관련된 소비 효과는 5조 원이다. 이렇게 계산을 한 것이거든요.
◀ 앵커 ▶
정말로 재난지원금이 쓰인 경우를 선별한 건데 아무래도 소득이 충분하지 않은 분들에게 재난지원금이 가야 그 효과가 더 충분하겠죠.
◀ 이성일 기자 ▶
네, 그게 바로 경제학 교과서에 나오는 얘기거든요. 그래서 2분기 통계를 봐도 이게 나옵니다. 하위 20%의 소득자들을 보면 소득 전부를 소비했거든요. 그 얘기는 재난지원금 받은 것도 전부 썼다는 얘기죠. 그런데 지원금을 받으면 이게 모두 소비로 이어진다. 이런 교과서적인 이론을 뒷받침하는데 여기 잠깐 다른 면도 좀 보입니다. 하위계층은 100%를 다 쓰기는 했지만 1분기보다는 소비가 좀 줄었어요. 반면 소득 상층은 번 돈에 비해 쓰는 돈의 비율은 높지 않지만 재난지원금을 받기보다는 지출을 더 늘렸습니다.
◀ 앵커 ▶
왜 그런 일이 일어나는지를 분석을 해야 재난지원금의 진짜 효과가 나올 것 같아요.
◀ 이성일 기자 ▶
맞습니다. 그런데 여기에서는 아직까지 명확한 설명은 지금 없는 상황이고요. 짐작할 수 있는 부분들은 있는데 고용이 불안정해진 사람들이 하위층에 많으니까 이분들이 빚을 내가면서까지 소득보다 많은 지출을 하기는 어려웠던 것 아닌가. 이런 사정으로 생각이 될 수가 있고요. 반면에 상위소득자들 같은 경우에는 고용이 안정된 경우들이 많기 때문에 뜻밖의 소득이 생겼을 때 이걸 모두 쓰는 데에 부담이 없었지 않았을까. 이런 해석이 가능한 거 같습니다.
◀ 앵커 ▶
사람의 소비 행위와 관련된 일이다 보니까 쉬운 결정이 아닐 것 같은데
◀ 이성일 기자 ▶
네, 꼭 예상대로 진행되지는 않는 거죠.
◀ 앵커 ▶
예상대로 진행되지는 않을 거 같아요. 지난 재난지원금 지급 덕분에 그래도 판단이 쉬워진 면도 있지 않을까요.
◀ 이성일 기자 ▶
네, 그 경험 자체가 아주 큰 소득이었던 거 같고요. 그래서 우호적인 여론조사가 최근에 나오는 걸 보면 이걸 확인할 수 있는 거 같습니다. 또 이게 잘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또 다른 효과는요. 순식간에 재난지원금을 전 국민에게 지급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춘 거라고 할 수 있는데요. 재난지원금을 실제 도입할 때 곤란한 점 가운데 하나가 급한 건 지금인데 과연 곧바로 지급할 수 있겠느냐. 이런 겁니다. 이것이 사실 별문제가 아닌 것 같지만 팩스로 받거나 창구 신청을 받아서 몇 달 걸려도 아직 재난지원금 지급하지 못했다는 이웃 나라 일본의 사례를 보면 이런 걱정이 근거가 없는 거냐. 그렇지는 않아 보입니다.
◀ 앵커 ▶
네, 그런데 지금처럼 확진자가 늘어나면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가 되고 경제활동이 아주 위축될 텐데, 타격이 클 수밖에 없는데 그렇게 되면 재난지원금을 쓸 수가 없지 않습니까. 이제 잘 맞물려야 될 거 같아요.
◀ 이성일 기자 ▶
네, 상황이 좋아질 때 재난지원금을 지급해야 그 효과가 훨씬 더 큰 거고요. 지난 4월이 사실 그런 상황이었던 거 같고요. 어쩔 수 없이 3단계에 들어가게 되더라도 거리두기 지침 같은 것을 정밀하게 고쳐야 하는 것 아니냐. 이런 목소리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서 음식이나 마트 배달은 계속 허용이 될 거 같은데 정작 확진 사고, 지난 4월, 5월에 보면 물류창고에서도 발생했었잖아요. 또 규모가 큰 식당, 카페는 문을 닫거나 또 밤 9시 이후에는 영업을 못 하게 한다. 이런 제안들이 있는데 사실은 자리가 얼마나 다닥다닥 붙어있느냐. 이런 것들이 훨씬 더 중요하지 않냐. 테이크아웃은 허용해야 하는 거 아니냐. 이런 얘기들이 있습니다. 충격은 줄이면서 안정성 높이는 세부적인 방법을 만드는 게 오히려 더 중요하다. 이런 의견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