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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수아
이춘재 "14건 화성 연쇄살인 내가 했다"
입력 | 2020-11-03 06:39 수정 | 2020-11-03 0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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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불을 찾아가는 불나방처럼 살인을 했다″ 화성 연쇄살인사건 진범 이춘재가 어제 법정에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자신의 살인 사건 재판은 아니었고, 자기 대신 누명을 쓰고 감옥에서 20년을 보낸 사람 재판에 ′증인′으로 나왔습니다
피해자와 가족들에게 사과했습니다만, 살인을 하는 데 계획도 없었고, 아무런 생각도 없었다고 말해 ′사이코 패스′의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이춘재가 털어놓은 ′살인의 추억′, 신수아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수원지방법원 501호.
희끗희끗해진 짧은 머리에 청록색 수의를 입고 흰색 마스크를 쓴 채 이춘재가 34년 만에 법정에 모습을 나타냈습니다.
화성 연쇄살인 8차 사건에서 살인 누명을 쓰고 20년을 복역한 윤성여 씨 재판의 ′증인′ 신분으로 출석했습니다.
이춘재는 ′1980년대 화성과 청주지역에서 벌어진 14건의 연쇄살인의 진범이 맞습니까′라는 질문에 ″네, 맞습니다″라고 망설임없이 대답했습니다.
윤 씨가 누명을 쓴 8차 사건에 대해선 지난해 9월 프로파일러가 유전자 검사 결과를 가지고 찾아 왔을 때는 ″올 것이 왔구나. 모든 게 스치듯 지나갔다″고 털어놓기도 했습니다.
촬영이 허락되지 않은 재판에는 많은 취재진과 방청객이 몰렸는데, 이춘재는 5시간 가까이 진행된 신문 내내 시종일관 담담하게 답변했습니다.
″피해 여성들이 살려달라고 절규하지 않았냐″며 윤씨의 변호인이 여러차례 범행 동기를 물었지만, 그 때마다 ″그런 생각을 해본 적이 없다″면서 ″계획이나 생각없이 불을 찾아가는 불나방처럼 범행을 저질렀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피해자들의 명복을 빌고 유가족의 고통에 사죄드린다″면서 또박또박한 말투로 반성의 뜻을 밝혔습니다.
법정에선 변호인의 요청으로 당시 사건을 다룬 뉴스 등도 상영됐는데, 이춘재는 별 다른 반응이 없었고, 영화 ′살인의 추억′을 봤느냐는 질문에도 ″교도소에 봤지만, 영화로서 봤다″고만 말했습니다.
이춘재가 윤씨와 숨진 피해자들에게 30여년 만에 처음으로 사과를 하긴 했지만, 그가 저지른 14건의 살인과 30여건의 성범죄는 모두 공소시효가 지나 단죄는 불가능합니다.
MBC뉴스 신수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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