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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신영
피해자 면담도 안 했다…'직무유기' 국선변호인
입력 | 2021-06-08 09:37 수정 | 2021-06-08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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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성추행 피해자 이 모 중사의 유족이 이 중사의 국선 변호인을 고소했습니다.
성폭력 사건 신고 뒤 변호인으로 지정된 이후 단 한 번도 면담하지 않은, 그래서 아무런 힘이 되어 주지 못한, 직무 유기의 혐의가 있다는 겁니다.
홍신영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이 중사가 성폭력 피해를 신고한 엿새 뒤, 공군은 법무실 소속 군 법무관 A씨를 국선변호사로 지정했습니다.
유가족은 당초 민간 변호사를 선임하려 했지만, 공군은 알아서 잘 챙기겠다며 걱정하지 말라고 했습니다.
[故 이 중사 고모]
″증거도 확실하니까 지금 경찰 조사 단계는 (변호사 선임) 안 하셔도 될 거 같고요‥ 그 얘기를 저희는 선의로 들은 거예요″
하지만 이 중사가 사망할 때까지, A씨는 단 한 번 면담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사건을 맡은 지 50일이 지난 4월 27일 처음으로 전화만 했습니다.
그것도 자신의 결혼식 때문에 군 검찰의 피해자 조사에 함께 가지 못한다는 통보였습니다.
MBC가 확보한 이 중사 남편의 진술서에는,
″A씨가 항상 수동적인 태도로 변호에 임했고, 이 중사의 사망을 인지한 뒤에도 연락하지 않았다″고 돼 있습니다.
A씨가 속해있는 공군본부 법무실의 구성상 이같은 행태는 당연하단 지적이 나옵니다.
공군 군법무관 5명 가운데 3명은 가해 군인을, 2명은 피해 군인을 변호합니다.
그런데 군 법원도, 군 검찰도 같은 법무실 소속입니다.
[방혜린/군인권센터 상담팀장]
″피고를 상대하는 검사나 피해자를 변호하는 변호사나 둘이 책상만 다를 뿐 같은 사무실에서 제대로 된 도움을 받을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들 수밖에 없는 거죠″
게다가 공군 홈페이지엔 법무실의 주요 역할을 ′참모총장 보좌′로 적어놨습니다.
공군 조직에 해를 끼칠지 모르는 피해자 지원은 소홀할 수 밖에 없는 겁니다.
국방부 규정에는 피해자가 여성인 경우, 국선변호사를 우선 배정하고,
여성 변호사가 없으면 예산을 활용해 민간 변호사를 선임할 수 있지만,
공군은 이를 지키지 않았고, 이 중사는 안내조차 받지 못했습니다.
유족측은 국선변호사 A씨에 대해 직무유기 외에도 묵과할 수 없는 다른 혐의가 있다며 국방부 검찰단에 고소장을 제출했습니다.
MBC뉴스 홍신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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