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조영익

"분류작업 시키지 마라"…밤 9시 이후 배송도 제한

입력 | 2021-01-21 20:22   수정 | 2021-01-21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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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택배 상자들이 가득 쌓여있는 트럭 한켠에서 겨우 끼니를 때우고 있는 택배 노동자들의 모습입니다.

코로나에 설 연휴까지 겹치면서 밥 먹을 시간은 물론 숨 돌릴 틈 없이 일하는 택배 노동자들의 과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책이 한 달 여간의 긴 협상 끝에 나왔습니다.

앞으로는 과로의 주 원인으로 지목된 택배 분류 작업을 택배 기사들이 하지 않아도 되고, 심야 배송도 제한하기로 했습니다.

조영익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의원과 박석운 택배 과로사 대책위 대표가 서로 얼싸안았습니다.

노사정이 참여한 사회적 합의기구가 한 달여의 협상 끝에 택배노동자의 과로를 막기 위한 1차 합의에 서명했습니다.

핵심 쟁점은 배송할 물건을 ′집하장에서 분류하는 작업′을 누가 맡느냐였습니다.

분류작업은 택배 노동자 과로사의 원인으로 지목돼왔기 때문입니다.

택배 노동자들이 공짜로 분류작업까지 떠맡아 과로를 할 수밖에 없다는 노조 측 주장에 대해 이번 합의는 분류작업은 택배회사 책임이라는 점을 명확히 했습니다.

[진경호/택배연대노조 수석부위원장]
″감격스럽게도 택배가 도입된 지 28년 동안 공짜 노동으로 일해왔던 분류작업으로부터 택배노동자들이 완전히 해방되고…″

앞으로는 택배 노동자들이 분류업무를 안해도 되고, 택배사는 분류작업 전담인력을 따로 고용해야 합니다.

만약 택배 노동자가 분류작업을 해야만 할 때는 대가를 반드시 지급하도록 했습니다.

택배 노동자의 최대 작업시간도 일주일에 60시간, 하루 12시간으로 제한하기로 했고, 물량이 크게 늘어난 예외적 상황이 아니라면 밤 9시 이후 배송은 금지하고, 배송지연에 대한 책임도 최대 2일까지는 묻지 않기로 합의했습니다.

[이낙연/더불어민주당 대표]
″오늘 합의로 모든 것이 끝나지는 않을 것입니다. 이제 시작이라고 생각합니다. 오늘 합의를 토대로 해서 살을 붙이고 현실에 뿌리내리도록…″

다만 택배요금 현실화 없이 작업시간만 줄어들면 택배 노동자의 소득이 줄어드는 점을 고려해, 택배 수수료가 인상되는 시점에 작업시간도 줄이기로 했습니다.

노사정은 다음 달 17일부터 2차 사회적 논의를 시작해 택배요금 현실화 문제를 다룹니다.

노동계는 이번 합의를 즉각 환영하며 설을 앞둔 택배 총파업 계획도 철회하기로 했습니다.

MBC뉴스 조영익입니다.

(영상편집: 이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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