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고현승

코로나 긴급사태 선포해놓고…"올림픽과 무관" 딴청

입력 | 2021-04-22 20:41   수정 | 2021-04-22 2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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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일본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수가 석 달 만에 다시 5천 명을 넘어서면서 결국 긴급사태를 다시 발령하기로 했습니다.

올림픽을 미뤘던 지난해보다도 상황이 훨씬 악화됐지만 일본 정부는 ′올림픽은 상관없다′면서, 강행 의지를 밝히고 있습니다.

도쿄에서 고현승 특파원이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도쿄의 번화가 시부야입니다.

공무원들의 호소가 무색하게 사람들로 넘쳐납니다.

″불필요하고 급하지 않은 외출·이동은 자제해주세요.″

도쿄의 확진자 수는 긴급사태 해제 직후 100명 대에서 다시 1천 명에 근접하고 있습니다.

제2의 도시인 오사카도 감염력이 센 ′영국 변이′가 퍼지면서 최근 확진자수가 급증했습니다.

병상이 모자라 2천6백여 명이 자택 대기 중인데, 3월 이후 9명이 입원을 기다리다 숨졌습니다.

전국 확진자 수가 석 달 만에 5천 명을 넘어섰고, 결국 일본 정부는 도쿄와 오사카 등 4개 지역에 세번째 긴급사태를 발령하기로 했습니다.

일단 3주에서 1달 간 음식점과 주점 등에 기존의 영업시간 단축보다 강화된 휴업을 요청할 방침입니다.

특히 도쿄는 해제 한 달 만에 다시 발령되는 건데, 석달 남은 올림픽이 걱정입니다.

여당인 자민당에서도, 지방에서도 우려가 터져 나왔습니다.

[나가사키 고타로/야마나시현 지사]
″(국민들에게) 심각한 영향을 미치는 감염상황이 된다면, 올림픽 따위를 할 계제는 아닐 것 같습니다.″

성화봉송은 이미 곳곳에서 중단되고 있습니다.

[나카무라 도키히로/에히메현 지사]
″성황봉송을 고대해온 여러분께 그 기회를 드리지 못해 죄송합니다.″

올림픽을 미뤘던 지난해보다 신규 확진자 수가 10배가 훌쩍 넘는 상황인데도 일본 정부는 긴급사태와 올림픽은 관계와 없다며 딴청을 피우고 있습니다.

[스가 요시히데/일본 총리]
″올림픽과는 무관하다고 생각합니다. 그저 안전·안심의 대회가 되도록 정부로서 전력을 다하겠습니다.″

IOC 바흐 위원장도 거들고 나섰습니다.

[토마스 바흐/IOC 위원장]
″(긴급사태선언은) 종합적인 정부 정책이지 올림픽하고는 관련이 없습니다.″

이 대로면 자칫 올림픽 기간에 긴급사태가 발령될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도 밀어붙이듯 강행하려는 움직임에 불안감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도쿄에서 MBC뉴스 고현승입니다.

(영상취재 : 이장식, 김진호(도쿄) / 편집 : 권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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