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서창우

"내 자식 구하는 마음으로"…물에 빠진 초등생 3명 구조

입력 | 2021-07-13 20:24   수정 | 2021-07-13 2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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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물이 불어 난 하천에서 물놀이를 하다 빠져 나오지 못한 초등학생 세 명을 지나가던 시민이 구해 냈습니다.

′살려달라′는 아이들의 소리를 듣고 망설임 없이 뛰어 들어간 이 시민 덕분에, 아이들은 모두 무사 할 수 있었습니다.

서창우 기자가 취재 했습니다.

◀ 리포트 ▶

경남 함안군의 한 하천.

황급히 달려온 구급대원이 산책로에 누워있는 남자아이에게 다가가 말을 건넵니다.

[구급대원]
″괜찮아? 물 많이 먹은 것 같아?″

물에 흠뻑 젖은 채 힘겹게 눈을 뜬 아이는 구급대원의 질문에 간신히 고개를 끄덕입니다.

그보다 조금 일찍 구조된 또 다른 아이와

[구급대원]
″괜찮아? 물은 많이 안 먹었어? 속에 뭐 올라오고 그런 건 없어?″
(없어요.)

인근 수풀에 쓰러져 있던 아이까지 모두 3명이 구조됐습니다.

[목격자]
″아이가 입에도 그렇고 피도 나오고 코에도 나오더라고요. 빨리 조치를 좀…″

그리고 물가에 주저앉아 숨을 몰아쉬고 있는 한 남성.

[구급대원]
″아저씨 괜찮습니까?″
(네…)

8살, 9살 초등학생 형제와 12살 초등학생을 모두 구해 낸 건 평범한 회사원인 46살 이동근 씨였습니다.

이 씨는 어제 오후 하천을 따라 자전거를 타다가 물에서 허우적대던 아이들을 발견했습니다.

그리고 ′살려달라′는 아이들의 외침에 망설임 없이 하천으로 뛰어들었습니다.

[이동근/구조자]
″거기서 제가 얘들을 못 구하면 두고두고 생각날 것 같아서 있는 힘껏 온 힘을 다 짜내서 구조를 했던 것 같습니다.″

당시 이 하천은 450mm의 비가 쏟아진 직후라 수심이 2미터까지 깊어지고 물살도 거셌습니다.

이 씨는 아이들 곁으로 헤엄쳐 간 뒤 한 명씩 물가로 데리고 나왔습니다.

5분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세 명을 모두 구한 뒤, 한동안 자리에서 일어나지 못했습니다.

[이동근/구조자]
″첫째, 둘째 구하고 셋째 구할 때 저도 체력이 떨어지고 하니까 많이 힘들더라고요. 그때 생각이 ′이러다 나도 잘못되는 거 아닌가′…″

10년 전, 자신의 딸들이 물에 빠지면 내 손으로 구해야겠다는 마음으로 수영을 배우게 됐다는 이 씨는 똑같은 상황이 다시 닥쳐도 또다시 물에 들어갈 거라고 말했습니다.

[이동근/구조자]
″상황을 봐야겠지만 그때도 아마 뛰어들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MBC뉴스 서창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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