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정혜인

[단독] 출소 석 달 만에 전자발찌 차고 대낮 성폭행…40대 남성 구속

입력 | 2021-08-20 20:28   수정 | 2021-08-20 2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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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한 농촌 마을 길가에서 환한 대낮에, 한 남성이 여성을 덮쳐서 성폭행을 했는데, 알고 보니까, 성범죄로 실형을 살고 막 출소한 상태였습니다.

심지어 전자 발찌까지 차고 있었지만, 재범을 막지 못했습니다.

정혜인 기자가 단독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지난 12일 오후 2시쯤 농촌 마을 길을 걸어가는 한 여성.

검은 옷에 모자를 쓴 남성이 뒤를 쫓다, 갑자기 속도를 내더니 여성을 붙잡습니다.

거래처로 가던 중국 국적의 이 여성은 남성에게 끌려가 환한 대낮 풀밭에서 성폭행을 당했습니다.

[피해자]
″풀숲에 굴러떨어졌어요. 그때 제가 처음에 큰소리를 질렀는데, 아무도 없어서….″

범행 장소인 이곳은 풀들이 제 키만큼 높게 우거져있어 외부에서 잘 보이지 않는 곳이었습니다.

남성은 ′신고하면 죽인다′고 협박한 뒤 그대로 뛰어서 도망쳤습니다.

[피해자]
″계속 욕을 해서 소리 지르면 죽(이)겠다, 그리고 경찰에 신고하면 또 죽인다, 이렇게 계속 여러 번을…″

근처에 있던 주민이, 한국말이 서툰 피해자를 도와 경찰에 신고했습니다.

[신고자]
″(피해자가 경찰에) 전화할 줄을 모르는 거야. (피해자) 이마에 상처가 나고 정신이 하나도 없어. 마음이 너무 아파가지고 그냥 감싸고 울었다니까…″

MBC 취재 결과 가해자는 40대 남 모 씨로, 막 출소한 성범죄 전과자였습니다.

지난 2011년 20대 여성을 성폭행한 혐의로 징역 10년을 선고받고 올해 5월 만기출소한 뒤 불과 석 달 만에 또 성범죄를 저지른 겁니다.

심지어 범행 당시 전자발찌까지 찬 상태였지만 재범을 막는 데는 무용지물이었습니다.

법무부는 ″범행 직전인 당일 오전에 남 씨 집에서 직원이 면담까지 했다″면서 ″인근에 남 씨 직장이 있어 평소 자주 다니던 길이어서 이상 징후를 포착하지 못 했다″고 해명했습니다.

경찰은 남 씨를 구속해 검찰에 넘겼지만, 신혼인 피해자는 여전히 공포에 떨고 있습니다.

[피해자]
″악몽을 반복적으로 꾸고 있습니다. 당시 느끼던 공포를 매일 매 순간 계속 느낍니다.″

피해 여성은 또 다른 피해를 막기 위해 제보했다면서, 미리 준비한 문구를 통해 이렇게 호소했습니다.

[피해자]
″저 뿐만 아니라 한국에 있는 모든 여성분이 위험에 처해 있다고 느낍니다. 그가 짧은 형을 받게 된다면, 저 자신을 포함해 모든 여성들이 두려움에 처하게 될 겁니다.″

MBC뉴스 정혜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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