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김상훈

경비원 약점 잡아 "돈 안 갚고 1년간 괴롭혀"

입력 | 2021-09-18 20:33   수정 | 2021-09-18 2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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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춘천의 한 아파트에서 입주민이 경비원의 약점을 잡아 욕설을 하고 돈을 갈취해 경찰 수사를 받고 있습니다.

이 입주민은 1년 동안 경비원을 괴롭혀 왔습니다.

김상훈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지난해 7월부터 춘천의 한 아파트에서 경비 일을 시작한 60대 A씨.

경비실에서 동료와 늦은 저녁을 먹다가 반주를 마신 게 화근이었습니다.

입주민 B씨가 그 모습을 목격했는데, A씨는 잘못을 인정하고 관리사무소에 경위서를 제출했습니다.

그런데도 B씨는 ′경비직을 그만두게 하겠다′며 끈질지게 압박했습니다.

A씨가 수중에 있는 돈이라도 주겠다며 용서를 구했습니다.

[경비원 A씨]
″집에까지도 찾아가서 빌고… 그런데 뭔가 좀 내놓으라는 그런 느낌이 들어가지고 툭 던져봤는데, 덥석 물더라고. 그런데 그것도 현찰로 가져오라고…″

입주민은 300만 원을 요구하며 1년간 술을 먹지 않으면 돌려준다고 약속했습니다.

A씨는 대출까지 받아 돈을 건네고 차용증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B씨는 이후에도 일주일에 3~4번씩 경비실을 찾아와 ′일을 못하면 관두라′며 괴롭히는가 하면 술에 취해 욕설도 했습니다.

[입주민 B씨 녹취 (지난 7월)]
″XX놈아, 내가 두고 볼 거야, 너. 어? 웃어? 야, 너 내가 손대면 내가 흉기 안 들면 특가법에 안 걸려. 너 반 죽여놓고, 이 XX야.″

A씨는 1년간 이어진 괴롭힘을 참으며, 밤잠을 설칠 만큼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렸습니다.

[경비원 A씨]
″그 사람만 보면 가슴이 펄떡펄떡 뛰잖아요. 그러고 다닌다는 게 엄청 힘들었죠.″

차용증을 잃어버렸다는 이유로 돈도 돌려받지 못했습니다.

입주민 B씨는 잘못을 뉘우치고 있다면서, 돈을 빼앗은 것은 아니라고 주장했습니다.

[입주민 B씨]
″자기가 아쉬워서 (돈) 줘 놓고 내가 자기가 돈을 변제 해달라고 해서 그러면 차용증 가져오라고 하니까 그걸 잃어버려서 안 가지고 오니까…″

춘천경찰서는 B씨에 대해 공갈 혐의로 수사를 벌여 조만간 검찰에 송치할 예정입니다.

MBC뉴스 김상훈입니다.

영상취재 : 김유완(춘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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