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신정연

채찍 맞고 쫓겨난 '아메리칸 드림'‥美 국경 봉쇄 강화

입력 | 2021-09-23 20:31   수정 | 2021-09-23 2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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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미국이 최근 혼란스러운 자국의 상황을 피해 탈출한 아이티 이민자들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습니다.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그 수가 급증하자, 대응도 그만큼 강경해지고 있는데요.

국경 순찰대가 이들에게 말 고삐를 채찍처럼 휘두르면서 인권 탄압 논란도 거세지고 있습니다.

신정연 기자가 전해드리겠습니다.

◀ 리포트 ▶

멕시코와 미국 국경 사이를 흐르는 리오그란데강.

말을 탄 국경 순찰대가 강을 건너오는 이민자들을 거침없이 밀어붙입니다.

가축을 몰듯 말 고삐를 채찍처럼 휘두르자 겁에 질린 사람들이 도망칩니다.

[장 아제르노드/아이티 이민자]
″이 강을 건널 수도 뒤돌아갈 수도 없어요. 어디로 가야 하죠? 미국으로 가는 것 말고 선택지가 없어요.″

텍사스 주정부는 강둑을 따라 차량 수백대로 장벽까지 세웠습니다.

이같은 조치에 인권 탄압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해리스 부통령도 강압적인 단속 방식에 불만을 표시했습니다.

[카멀라 해리스/미국 부통령]
″국경 순찰대가 이민자들을 단속하는 방식은 끔찍합니다. 사람을 그런 식으로 다뤄서는 안 됩니다.″

국경을 넘는 사람들 대부분은 중남미 섬나라 아이티에서 왔습니다.

잇단 강진으로 삶의 터전을 잃고, 최근 대통령 암살로 정치적 불안까지 더해져 고향을 떠난 겁니다.

[오벤스 리모/아이티 이민자]
″이민자들이 다시 아이티로 추방됐다고 들었는데 아이티 사정은 매우 나빠요. 대통령도 없다고요.″

이민자에게 관대한 바이든 정부 출범 이후 이민자들은 급증하고 있습니다.

체포된 불법 이민자는 두 달 연속 20만 명을 넘어, 2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국경 인근에 마련된 임시보호소로는 역부족, 1만 4천여명 규모의 불법 난민촌까지 형성되자 미국 정부는 일단 2천여 명을 아이티로 돌려보내기로 했습니다.

민주당은 트럼프 행정부의 외국인 혐오 정책을 이어가는 것이라며 비판했고, 공화당은 바이든 정부의 친이민 정책이 난민 사태를 키우고 있다고 비난했습니다.

MBC뉴스 신정연입니다.

영상편집: 민경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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