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박혜진

중고 김치냉장고 1억 원‥필적·약봉투로 주인 찾았는데

입력 | 2021-09-28 20:32   수정 | 2021-09-28 2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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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지난달 중고 김치 냉장고에서 발견됐던 1억 천만 원의 주인을 경찰이 한 달 반 만에 찾아냈습니다.

지난해 지병으로 숨진, 서울에 살던 60대 여성이었는데, 당시 유족들이 냉장고를 폐기물 업체에 넘긴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박혜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지난달 2일, 서울의 한 중고물품매장 거리.

한 남성이 김치냉장고를 수레에 싣고 밀고 갑니다.

나흘 뒤 이 냉장고는 중고물품 판매장에서 온라인으로 팔려 제주로 이송됩니다.

그런데 냉장고를 산 A씨는 냉장고 청소를 하다 바닥에 붙어 있는 현금 1억 천만 원을 발견합니다.

돈은 5만 원권 지폐 100매 또는 200매씩 묶여 서류봉투와 비닐에 싸인 채 붙어 있었습니다.

[김치냉장고 구매자]
″(처음 발견했을 때) 굉장히 당황스러웠죠. 솔직히 말씀드리면 돈 욕심이 났던 것도 사실이고‥그런데 그걸 내가 가져버리면 평생 살면서 마음의 짐으로 안고 살아갈 것 같았어요.″

한 달 반 만에 찾은 돈뭉치의 주인은 서울에 살던 60대 여성으로 확인됐습니다.

이 여성은 지난해 9월 지병으로 사망했고, 김치냉장고는 여성의 유족이 폐기물 업체에 넘긴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현금 봉투에 적힌 메모와 이 여성의 필적이 동일인의 것일 가능성이 높다는 감정결과를 받았고 유족이 견적을 알아보기 위해 찍어뒀던 사진에 있던 냉장고와 모델도 같았습니다.

현금과 함께 발견된 약 봉투도 여성이 이용했던 약국의 것인 점 등을 들어 경찰은 분실자를 특정했습니다.

[김혁진/제주서부경찰서 형사과장]
″생전에 메모와 분실된 봉투에서 발견된 메모를 국과수를 통해 필적감정을 하여 최종적으로 분실자의 것임을 확인했습니다.″

발견자의 양심적인 신고와 경찰 수사로 고인의 돈은 유족에게 온전히 돌아가게 됐고, 유실물법에 따라 최초 습득자에게는 5~20%의 보상금이 지급됩니다.

경찰은 습득자와 유족들 간의 보상협의 절차가 마무리 되는대로 유족에게 현금을 전달할 예정입니다.

MBC뉴스 박혜진입니다.

영상취재: 박재정(제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