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임명찬

[단독] 흰 가운 입고 병원에서 수십 명과 데이트‥알고 보니 '가짜 의사'

입력 | 2021-10-14 20:32   수정 | 2021-10-14 2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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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요즘 온라인 소개팅이나 결혼 중개를 하는 서비스가 많아지면서 이와 관련한 사기나 범죄 사례도 늘고 있죠.

한 30대 남성이 유명 대학병원 의사 행세를 하며 수백 명의 여성들에게 접근을 해서, 스무 명 넘는 여성들과 교제를 하다가 경찰에 적발됐는데요.

자녀까지 있는 유부남이었던 이 남성은 의사 면허증과 신분증을 위조해서 버젓이 병원에서 데이트를 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임명찬 기자가 전해드리겠습니다.

◀ 리포트 ▶

서울의 한 유명 대학병원에 지난봄부터 이상한 문의 전화가 반복해 걸려왔습니다.

여러 여성이 ″이 사람이 그 병원 의사 맞냐″고 물어본 겁니다.

[병원 관계자]
″′진짜 ** 의사 맞냐′ 이런 식으로 몇 번 연락이 왔었나 봐요, 여성분들한테…″

그런데, 그런 이름의 의사는 없었습니다.

병원 측이 조사한 결과 이 남성은 흰 가운에 어딘가 어색한 신분증까지 목에 걸고, 병원 안을 돌아다닌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병원 관계자]
″병원에 들어오고 가운이랑 명찰까지 패용해서… 명찰이 보면 뒷면이 좀 달라요. 직원들이 보면 알거든요.″

결국 경찰에 넘겨진 이 남성은, 인터넷에서 구한 의사 면허증과 병원 신분증의 이름과 사진을 바꿔 의사 행세를 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이 남성의 정체는 결혼해 자녀까지 둔 30대 회사원이었습니다.

결혼중개업체 앱에 가짜 의사면허와 신분증, 미혼이라는 증명서을 내고, 여성들을 소개받았습니다.

여성들에게는 주말에 병원으로 오라고 한 뒤 대학병원 캠퍼스에서 데이트를 즐겼습니다.

꼼꼼하게 회원 신분을 검증한다던 결혼정보업체도 속아 넘어갔습니다.

[결혼 중개 앱 관계자]
″(의사도 아니었고 미혼도 아니었거든요.) 이 내용은 제가 다시 확인을 해 봐야겠습니다.″

경찰 조사 결과 이 가짜 의사는 2년간 수백 명 여성과 연락을 주고받았고, 세무사와 간호사, 어린이집 교사 등 20여 명의 여성과 교제했습니다.

돈을 뜯어내지는 않았지만, 신체 사진들을 전송받아 휴대전화에 보관해 온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경찰은 이 남성을 공문서위조와 사문서위조 등 혐의로 검찰에 넘겼습니다.

MBC뉴스 임명찬 입니다.

영상취재:장영근 / 영상편집:위동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