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이유경

첫 발사 성공 확률 30%‥벽 넘지 못했지만 소중한 경험

입력 | 2021-10-21 19:51   수정 | 2021-10-21 22:54

Your browser doesn't support HTML5 video.

◀ 앵커 ▶

세계적으로 처음 만든 우주 발사체가 첫 발사에 성공할 확률은 30%가 되지 않습니다.

한국도 이 낮은 확률을 극복하지는 못했지만 오늘 발사를 두고 실패가 아니라 절반의 성공이라고 하는 데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이유경 기자가 설명합니다.

◀ 리포트 ▶

오후 5시 고흥 나로우주센터를 떠난 누리호.

모든 것이 순조로워 보였습니다.

1,2단 엔진과 위성 덮개 분리도 무사히 마쳤습니다.

그리고 목표 궤도인 700km에 올랐습니다.

하지만 아쉽게도 여기까지였습니다.

[임혜숙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목표 속도에는 미치지 못하여 지구 저궤도에 안착하지 못했습니다. 3단에 장착된 7톤 급 액체 엔진이 목표된 521초 동안 연소되지 못하고 475초에 조기 종료되었기 때문입니다.″

처음 개발한 발사체가 첫 발사에서 성공할 확률은 보통 30%에 불과합니다.

지상에서 아무리 실험이 잘 됐더라도, 실제 우주공간에서도 잘 작동하리라는 보장이 없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일론 머스크가 만든 항공우주업체 스페이스X도 첫 발사 성공까지 세 번이나 실패를 경험해야 했습니다.

75톤급 엔진 네 개를 엔진 하나처럼 작동하게 정교하게 제어하는 클러스터링 기술,

1단과 2단 엔진 분리 기술,

여기까지는 모두 첫 시도에서 성공했습니다.

[유준태 /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앞으로 우주 시대가 열렸을 때 그 자리를 선점할 수 있고, 확보할 수 있는 근본 기술을 가졌다, 확보했다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절반의 성공을 거둔 건 그동안 쌓은 실패 경험덕분입니다.

첫 우주발사체인 나로호.

2013년 성공할 때까지 네 차례 연기와 두 차례 실패를 경험하면서, 우리는 실패를 통해서만 배울 수 있는 소중한 경험을 축적했습니다.

우주로 발사체를 쏘아 올리고, 위성 덮개를 제때 분리하고, 위성을 정확한 궤도에 진입시키는 기술.

모두 나로호 경험에서 얻었습니다.

경험이 전혀 없던 기술도 있습니다.

나로호 때 러시아에서 통째로 들여왔던 1단 엔진.

러시아는 물론 어떤 선진국들도 이 극비 기술을 알려주지 않아, 처음부터 끝까지 새로 개발했습니다.

2018년에 처음으로 75톤급 엔진을 단 시험발사체를 성공적으로 발사한 데 이어,

올해 3월에는 이 엔진 네 개를 묶어 하나처럼 작동하는 클러스터링 기술을 이용한 지상 연소 실험에도 성공했습니다.

[조기주 /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발사체추진기관체계팀장]
″정말 어려웠습니다. 여러 개의 엔진을 동시에 작동시켜서 똑같은 추력으로 작동하게 하는 기술이 가장 어려운 기술로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우주개발은 수많은 실패와 시행착오를 거쳐야 하는 거대한 프로젝트입니다.

오늘의 경험은 내일의 성공을 향한 또 다른 밑거름이 될 겁니다.

MBC뉴스 이유경입니다.

영상취재: 장영근/영상편집: 김하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