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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은
실패를 거름 삼아‥기적을 포기하지 않는 그들은 누구?
입력 | 2021-10-21 19:57 수정 | 2021-10-21 2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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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누리호 발사의 밑그림은 11년 전, 나로호 발사 때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기억하시겠지만 러시아의 기술을 빌려 나로 호를 발사하려 했지만 반복해서 실패하던 그때입니다.
오늘, 절반의 성공 뒤에는 우주 개발 선진국한테 문전 박대를 당하고 수많은 실패를 경험하면서도 꿈을 포기하지 않던 수백 명의 한국 과학자가 자리합니다.
이정은 기자입니다.
◀ 리포트 ▶
3300도의 열기를 뿜어내며 하늘로 박차 오른 누리호.
발사통제동 안에선 연구*개발자들이 잔뜩 긴장한 모습으로 성공 여부를 판독합니다.
누리호를 탄생시킨 주역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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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리호 프로젝트는 2010년에 시작됐습니다.
나로호 발사가 두 차례 실패하고 발사 연기를 거듭하던, 막막한 때였습니다.
하지만 실패를 거름 삼아 우리 기술의 싹을 틔우겠다는 일념으로 과학자와 기술자 수백 명이 뭉쳤습니다.
[조광래/ 전 나로호발사추진단장]
″나로호가 우리의 끝이 아니잖아요. 우리 목표는 우리의 발사체를 우리 손으로 만들어서 가져가야 해. 기술이전도 안 되지 사 올 수도 없지…″
로켓의 심장인 엔진.
우주 강국들이 공유를 거부하는 극비기술이라 성공 가능성은 불투명했습니다.
[김진한/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엔진개발′ 담당]
″우리나라가 터보펌프를 만드는 건 어렵다, 심지어 내 손에 장을 지진다 이런 농담도 하신 분들도 있었고…″
기껏 힘들게 엔진을 만들었지만, 시험 설비가 없어서 다른 선진국들을 기웃거리다 문전박대까지 당했습니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아예 우리 기술로 직접 엔진 시험장까지 만들었습니다.
나로호에 들어간 러시아 엔진을 조립하며 경험을 쌓고,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치며 결국 클러스터링 기술까지 만들어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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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사체 부피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연료탱크도 처음으로 만들었습니다.
이것도 다른 나라들이 비밀에 부친 기술이라, 아예 소재부터 새로 개발했습니다.
[이상훈/ 한국항공우주연구원 ′탱크개발′ 담당]
″외부에서 볼 때 조그만 탱크 하나 만드는데 왜 이렇게 오래 걸리냐…발사체에는 얇은 알루미늄판을 변형 없이 결함 없이 만드는데 기술이 집약돼 있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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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리호 개발 12년에 투입된 예산은 2조 원, 다른 나라들의 70% 정도입니다.
돈은 모자랐지만, 과학자와 기술자들의 열정은 넘쳤습니다.
나로호가 계속 실패하던 와중에도, 10년 뒤 누리호의 밑그림을 그렸던 원로 과학자의 감회는 남다릅니다.
[조광래/ 전 나로호발사추진단장]
″제가 88년에 처음으로 액체 로켓 엔진을 봤거든요. 그때 그거 보고 야…이거 내 대에서 할 수 있을까 그랬었어요.″
누리호를 만들어낸 사람들,
그들의 머릿속에는 이미 차세대 발사체 계획이 싹트고 있습니다.
MBC뉴스 이정은입니다.
영상편집 : 위동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