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조희원

요양병원 모셨는데 '욕창'‥코로나로 면회 못 했는데

입력 | 2021-12-04 20:27   수정 | 2021-12-04 2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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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코로나19로 요양병원의 면회가 금지되면서 보호자인 자식들이 입원한 부모를 자주 만날 수 없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지요.

그런데, 여수의 한 요양병원에서 고령의 환자를 방치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다른 요양병원에서도 의혹이 잇따르고 있는데요.

지금도 방치된 환자가 없는지 확인과 대책이 필요해 보입니다.

조희원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지난달 19일, 전남 여수의 한 장례식장.

81살 노모의 장례를 치르던 김대정씨는 다시 한번 가슴을 쳤습니다.

어머니 몸에 욕창이 있다는 사실을 전해 들었기 때문입니다.

[김대정 / 요양병원 환자 가족]
″염 하시는 분이 욕창이 너무 심했다. 심해서 자기들이 거즈까지 대서 깨끗하게 해서 염을 했다고 그러더라고요.″

지난 5월 뇌경색 수술을 받은 노모를 여수의 한 요양병원에 입원시켰는데, 코로나19 때문에 여섯 달 가까이 대면 면회를 못하는 사이 욕창이 생긴 것으로 의심됩니다.

[김대정 / 요양병원 환자 가족]
″(병원에 가서) ′왜 전달을 안 했어요?′ 하니까 말을 못하더라고요.″

아버지도 이 병원에 입원시켰는데, 장례를 치른 뒤 살펴보니 아버지의 몸에도 정체를 알 수 없는 발진이 생겨있었고 몸은 바싹 말라 있었습니다.

김 씨 가족들은 요양병원이 환자 관리에 소홀했던 탓이라고 주장합니다.

[이춘호 / 요양병원 환자 가족]
″(간병인에게) ′혼자 일하세요?′ 그러니까 ′아이고, 여기 혼자면 좋게요? 옆동도 해요.′ (그러면서) 조금 불만스러운…″

요양병원 측은 보호자들에게 환자 상태를 알리지 못한 잘못은 인정하지만, 환자를 방임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동의할 수 없다고 해명했습니다.

코로나19로 요양병원 대면면회가 금지된 이후, 이같은 의심 사례가 전국 각지에서 잇따르고 있습니다.

지난 5월에는 경북 안동의 한 요양병원이 80대 노인을 방치한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았고, 최근 방임 학대 판정을 받았습니다.

9월에는 부산에서, 지난 달에는 여수의 또 다른 요양병원에서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하지만 요양병원을 관리감독하는 각 보건소는 권고만 할 수 있을 뿐 수사기관에 신고할 권한 조차 없습니다.

노인보호전문기관은 ″보호자가 확인할 수 없는 상황에서 입원 환자들의 인권보호를 위한 대책이 시급히 필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MBC뉴스 조희원입니다.

영상취재: 송정혁 / 여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