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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동 뒷돈' 의혹 유한기‥영장 청구에 숨진 채 발견

입력 | 2021-12-10 19:51   수정 | 2021-12-10 1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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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대장동 업자로부터 뒷돈을 받은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유한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이 유서를 남기고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그의 윗선으로 수사의 방향을 잡고 있던 검찰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습니다.

윤수한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오늘 아침 경기 고양시의 한 아파트단지.

경찰이 설치한 천막 안으로, 소방대원들이 들것을 옮깁니다.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으로 검찰 수사를 받던 유한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이, 집에서 200여 미터 떨어진 이곳에서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포천도시공사 사장으로 재임하던 그는 어제 사직서를 맡긴 뒤 퇴근했습니다.

새벽 2시쯤 집을 나설 땐 유서를 남기기도 했지만, 가족은 공개를 원하지 않았습니다.

[아파트 경비원]
″시간이 한 7시 반쯤 됐습니다. 우리가 신고받았을 때가. 그때 오니까 이미 이제 119에서 오셔가지고…″

대장동 사업자 선정 과정에 참여했던 유 전 본부장은, 화천대유 측으로부터 로비 명목의 2억 원을 받은 혐의 등으로 두 차례 피의자 조사를 받았습니다.

의혹을 줄곧 부인해 왔지만, 검찰이 어제 구속영장을 청구하자 심리적 압박에 시달린 것으로 보입니다.

서울중앙지검은 ″안타깝고, 진심으로 고인의 명복을 빈다″면서도, ″모든 조사는 인권보호수사규칙을 준수했다″고 강조했습니다.

영장에 적혔던 뇌물 의혹 사건은 피의자의 사망에 따라 ′공소권 없음′으로 종결될 전망입니다.

다만 검찰은 유 전 본부장이 황무성 전 성남도시공사 사장의 사퇴를 압박했다는 의혹에 대해선 수사를 이어가겠다는 입장입니다.

지난 10월 공개된 황 전 사장과의 대화 녹음 파일에서, 유 전 본부장은 사퇴를 종용하며 이재명 당시 시장 등 성남시 고위급의 뜻인 것처럼 말합니다.

그러나 파문이 확산되자 황 전 사장의 거취를 압박한 건 ′개인 비위 때문이었다′며 대장동 사업과의 연관성을 거듭 부인했습니다.

검찰도 그간 별다른 혐의점을 추가하지 못한 걸로 알려진 데다, 파일 속 대화의 당사자마저 숨진 탓에 ′윗선 개입′ 수사 전망은 더욱 불투명해졌습니다.

MBC 뉴스 윤수한입니다.

영상취재: 이관호 / 영상편집: 문철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