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김윤미

[집중취재M] 세기의 라이벌 삼성 vs 애플, 탄소성적표는? 애플 40% 줄였는데 삼성은‥

입력 | 2021-12-14 20:13   수정 | 2021-12-15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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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탄소 배출을 줄이는 건 이제 기업의 생존 전략입니다.

탄소를 못 줄이면 투자는 물론이고 공급망에서도 제외시키는 시대입니다.

MBC가 대표적인 라이벌 기업인 삼성전자와 애플이 배출한 온실가스의 양을 비교해 보았더니 5년 전 역전돼서 이제 삼성이 애플보다 3.5배 더 많습니다.

어떻게 만들어낸 차이였을까요?

먼저, 김윤미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삼성전자와 애플.

세계 휴대폰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21세기 대표 라이벌 기업입니다.

2020년 삼성이 2억 5천5백만 대, 애플이 2억 1백만 대를 팔아 나란히 1,2위를 기록했습니다.

그럼 두 기업의 ′탄소 성적표′는 어떨까?

먼저 애플.

본사 지붕을 모두 태양광 패널로 덮었습니다.

이것 말고도 미국 안에서만 원전 1개 규모의 태양광 시설을 더 지었습니다.

그 결과 지난해 4월 본사가 배출하는 탄소를 0으로 만들었습니다.

직접 배출하는 탄소뿐만 아니라 사업장에서 쓰는 전기도 모두 재생에너지로 바꿨습니다.

전기를 사용해도, 탄소를 내뿜지 않는 겁니다.

애플의 다음 목표는 공급망.

아이폰 완제품을 조립하는 폭스콘은 물론이고, 반도체, 디스플레이 같은 부품 생산 전 과정의 탄소배출량을 0으로 만드는 겁니다.

목표는 2030년. 10년도 안 남았습니다.

[애플 광고(2021년)]
″네가 10살이 될 때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하겠다고 약속할게.″

삼성전자는 어떨까?

2050년까지 100% 신재생에너지만 쓰기로 한 기업들의 모임인 RE100.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BMW, 이케아 같은 글로벌 기업들과, 삼성의 라이벌인 애플, TSMC, 그리고 SK하이닉스도 이름을 올렸습니다.

하지만 유독 삼성전자는 이름이 없습니다.

삼성도 해외에서는 열심히 합니다.

미국, 중국, 유럽 사업장의 전기를 지난해 100% 재생에너지로 바꿨습니다.

하지만 국내가 문제입니다.

삼성전자가 쓰는 전기의 80%는 한국과 베트남에서 쓰는데, 이 두 곳은 여전히 화석연료로 만든 전기에 의존합니다.

그 결과 삼성전자와 애플, 두 기업의 탄소배출량은 갈수록 벌어지고 있습니다.

국제평가기관인 ′탄소정보공개프로젝트′ CDP.

금융기관들의 투자를 돕기 위해, 전 세계 기업들이 제출한 탄소배출 데이터를 공개합니다.

본사의 직접 배출량, 사용하는 전기 생산 과정의 간접 배출량, 그리고 납품 하청업체들까지 다 합친 공급망 배출량.

MBC가 이 자료들을 분석했습니다.

2015년만 해도 애플의 배출량이 삼성전자보다 훨씬 많았습니다.

애플 3,840만 톤, 삼성전자 2,644만 톤으로 1.5배나 됐습니다.

그런데 2016년 역전됩니다.

애플은 배출량을 계속해서 줄인 반면, 삼성전자는 배출량이 계속 급증했습니다.

지난해에는 애플 2,260만 톤, 삼성전자는 8,039만 톤으로 삼성이 애플의 3.5배를 배출했습니다.

[장다울/그린피스 정책전문위원]
″삼성전자는 온실가스 배출량은 지난 9년 동안 137%. 2배 이상 증가했는데, 매출액은 121조에서 166조밖에 증가하지 않았습니다.″

전 세계 기업들이 공급망까지 탄소 중립을 선언하고 있는 지금.

반도체와 디스플레이를 공급하는 삼성전자에게는 위기가 닥칠 수도 있습니다.

[임춘택/에너지경제연구원 원장]
″전 세계적으로 RE100(재생에너지 100%)을 선언하고 거기 가입을 해야 그 기업들끼리 서로 납품도 가능하고, 그러지 않습니까. 기업들한테 완전히 비상이 걸린 거예요.″

MBC 뉴스 김윤미입니다.

영상취재: 소정섭 / 영상편집: 김정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