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투데이최경재

"손전등 없이 걷다 추락"…3년간 12명 숨진 부산항

입력 | 2021-05-26 06:39   수정 | 2021-05-26 0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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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이렇게 노동자가 현장에서 사망하는 사고, 끊이질 않고 있습니다.

최근 30대 노동자가 숨진 부산항에선 3년 동안 노동자 12명이 사망했고, 크고작은 사고는 300건이 났습니다.

왜 이런 사고가 계속 발생하는 건지, 최경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부산항에 설치된 높이 33미터짜리 대형 크레인.

지난해 10월, 크레인 꼭대기에서 LED 조명을 설치하던 일용직 노동자가 추락해 숨졌습니다.

폭 50센티미터, 조명도 희미해 어두운 통로를 혼자 걸어가다 발을 헛디딘 겁니다.

산업안전보건공단이 작성한 ′재해조사 의견서′.

′사망자는 보조 작업을 수행했는데, 작업 도구를 가져오기 위해 손전등 없이 외부로 이동했다′고 돼 있습니다.

또 ′손전등은 작업자 2인 중 1인에게만 지급됐다′고 적혀 있습니다.

보조 역할을 맡은 일용직 노동자에겐 손전등이 지급되지 않았던 겁니다.

지난 2019년 12월.

20대 검수원이 컨테이너 사이에 끼어있습니다.

컨테이너의 봉인번호를 확인하던 중이었는데 반대쪽에서 중장비가 밀어내는 컨테이너를 피하지 못해 그대로 끼었고, 결국 숨졌습니다.

조사 결과 당시 중장비 운전자는 무자격자였고, 컨테이너와의 충돌을 피할 방법도 교육받지 못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지난 3년여 동안 부산항에서 발생한 사망사고 11건에 대한 정부 보고서를 전수 분석한 결과, 안전장비 부족과 교육 부실로 인한 사고가 가장 많았고, 기계 오작동이 뒤를 이었습니다.

부산항운노조의 자체 집계에 따르면 지난 3년간, 중경상까지 포함한 재해 사고는 300건에 달합니다.

대부분 하청업체 책임 아래 발생한 사고여서, 해양수산부가 직접 항만 안전 점검을 담당하는 법안이 발의됐지만 1년이 다 되도록 국회 상임위 문턱도 넘지 못하고 있습니다.

MBC뉴스 최경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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