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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종훈
계획과 다른 철거…뒤편부터 뜯어내다 '와르르'
입력 | 2021-06-11 06:08 수정 | 2021-06-11 0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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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광주에서 붕괴된 5층 건물의 철거 업체는 당초 계획과 달리 건물의 아래층부터 철거한 정황이 확인됐습니다.
철거 비용과 시간을 줄이기 위해서였습니다.
우종훈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17명이 탄 시내 버스를 덮친 5층짜리 철거 건물.
광주 학동 재개발 현장에서 가장 높았던 이 건물은 사고 전날 철거가 시작됐습니다.
맨 윗층부터 하나씩 허물고 내려가는 게 당초 계획이었습니다.
그런데, 실제론 달랐습니다.
철거업체는 건물 뒷편에 붙어 있던 2층짜리 부속 건물을 해체한 뒤, 거꾸로 1층 외벽부터 제거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곤 다시 토사를 쌓아 굴삭기 등 중장비를 동원해 건물 뒷편의 외벽 전체를 철거했습니다.
한층 한층 제거한 게 아니라 건물 뒷면만 먼저 날려 버린 겁니다.
도로에선 멀쩡해 보였던 이 건물은 사실 위태롭게 앞쪽 벽면만 남아 있었던 셈입니다.
홀로 남은 건물 외벽은 이상 징후를 보이다 허무하게 무너졌습니다.
철거 업체가 구청에 낸 해체 계획서에는, 먼저 외벽을 부순 뒤 내벽과 바닥을 차례로 철거한다고 돼 있습니다.
구청에선 업체가 철거 계획을 완전히 무시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철거 업체가 해체 방식을 임의로 바꾼 이유는 공사 기간 단축을 노렸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소규모 장비로 한층씩 해체할 때보다 대형 장비로 옆면을 한꺼번에 뜯어내는 게 훨씬 빠르다는 겁니다.
실제 이 철거 업체는 불과 보름만에 건물 9동을 순식간에 철거했습니다.
목표치의 90%를 당초 계획보다 20여일이나 빠르게 달성한 겁니다.
문제는 이런 무모한 철거 방식이 건물엔 강한 충격을 준다는 점입니다.
스스로 신고한 계획서대로만 철거를 진행했다면, 막을 수 있었던 참사였을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MBC뉴스 우종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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